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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치 현장 와보니, 북한 공부 더 해야겠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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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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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대학생 DMZ 투어’에 참가한 숙명여대·덕성여대·강원대 학생들이 1978년 서부 전선에서 발견된 제3땅굴을 찾았다. [사진 1090 평화와 통일운동]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더라도 통일을 위해서는 젊은 세대들의 북한 공부는 계속돼야 합니다.” 지난 7일 숙명여대·덕성여대와 강원대 학생 128명이 이런 취지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 모였다. 이들은 대학에 개설된 ‘생활 속 북한 알기’라는 강좌를 수강하는 학생들이다.

숙명여대·덕성여대·강원대생 128명
‘생활 속 북한 알기’강좌 DMZ 투어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임진각∼제3땅굴∼도라전망대∼도라산역을 잇따라 찾았다. 분단의 현장이자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DMZ·민간인통제선(민통선)·접경 지역을 방문한 것이다. ‘1090 평화와 통일운동’(이사장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이 주최하고 통일부가 후원한 ‘대학생 DMZ 투어’를 통해서다.

행사를 기획한 박영호(강원대 정외과 교수) 1090 평화와 통일운동 교육분과 이사는 “북한이 5차 핵 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발사해 남북 관계가 최악인 상황”이라며 “하지만 남북 관계와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현장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긴박한 안보 현실을 체감하는 기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정지민(19·숙명여대 경제학부 1학년)양은 “북한이 남침용으로 뚫었던 제3땅굴(1978년 발견)이 서울에서 불과 52㎞ 거리에 있다는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차본향(19·숙명여대 경제학부 1학년)양은 “현장에 와보니 남북이 군사적으로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다는 것을 잊고 지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또 남북 분단의 현장에서 평화와 통일의 필요성도 실감했다고 한다.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소속의 이소연(19·덕성여대 정외과 1학년)양은 “남북 간의 대화와 소통·교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강민(24·강원대 정외과 4학년)씨는 “남북 분단의 현실을 마주하니 통일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알게 됐다”고 했다. 평화와 통일을 위해선 북한 바로 알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된 셈이다.

학생들을 인솔한 조진만 덕성여대 정외과 교수는 “이번 행사는 통일에 대해 당위론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북한의 역사와 문화·생활상을 실질적으로 배워가는 과정을 통해 대학생들에게 통일에 대한 의지와 아이디어를 키워주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1090 평화와 통일운동

남북 교류, 평화통일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위해 2013년 출범한 민간 단체다. 10대~90대까지 전 국민이 통일운동에 동참하자는 취지로 북한알기 토크콘서트, 평화와 통일 인문학 강좌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파주=전익진 기자, 안정호 1090 평화와 통일운동 연구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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