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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좌변 미개척지의 풍요로운 잠재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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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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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강전 1국> ●·커 제 9단 ○·강동윤 9단

11보(113~130)=13부터 24까지, 검토진의 예상과 한 수도 어긋나지 않게 주르륵 이어진다. 이 진행으로 철옹성 같던 우변 흑의 진영이 상당 부분 잠식됐다. 백A로 빠지는 뒷맛을 남겨두고 중앙 26으로 손을 돌리는 강동윤의 얼굴이 환하다. 형세는 박빙이지만 초반의 고전을 우변 접전에서 만회한 데다 좌변 미개척지의 잠재력이 풍요롭다. 종반의 반면 운영은 조금이라도 백이 더 편할 것이라는 검토진의 해설이 강동윤의 표정을 웅변해준다.

27, 28의 교환은 좌하 일대가 눈밭으로 바뀌는 것을 견제한 활용. 다음 우하귀 29로 밀어갔는데 검토진은 이 수에 의문표를 달았다. “거기(29의 곳)를 막히는 게 크긴 한데 시기가 좀 이르지 않나요?” 지금은 좌변이 반드시 선점해야 할 요소였다는 얘기다. 검토진의 말을 뒷받침하듯 좌변에 30이 들이박힌다. 크다.

다음 ‘참고도’ 백1이 좋은 수. 흑의 응수가 소홀하면 당장 백3으로 좌변과 좌상 일대 백의 세력이 뭉게구름처럼 부풀어 오른다. 직전 국가대표 검토실의 형세판단에 따르면 “흑의 확정가는 65집이고 백은 55집에 좌변 두터움”이라고 했는데 ‘참고도’의 진행이라면 10집 정도의 차이쯤은 순식간에 묻혀버리지 않을까. 커제의 머리가 바둑판 쪽으로 바짝 붙는다. 21…15 왼쪽 자리로 이음.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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