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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삶을 표출한 한판 놀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문화예술 축전 무용제에 올려진 초청 무대중 1∼2일 저녁 (국립극장 대극장) 한국현대무용단 (단장 육완순) 작품인 『한두레』는 현대무용으로서는 보기드문 신명의 한판 놀음으로국립극장 무대의 제전 열기를 드높였다.
우리 조상들이 슬기롭게 살아가기 위해 만든 부락공동체 모임인 두레를 주제로 한 홍사종 대본 육완순 안무의 이번 무대는 인화와 협동의 일체감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단지 작품속에서만 표출하는데 그치지 않고 관객과 무용수가 함께 구현할 수 있도록 연출함으로써 공동체적 연대의식과 민족통일성을 유지해 가는 에너지의 실체를 실감할 수 있었다.
1장은 우리 민족의 끈끈한 두레정신의 삶을 흥겨운 사물놀이 춤사위로 펼쳤고, 2장은 이러한 도도한 유대에도 불구하고 뒤따른 분단의 아픔과 산업사회의 후유증 등 시련의 역사를 질시와 갈등 춤으로 그려냈다.
3장은 두레의 고귀한 정신을 잃어버린 삭막한 현대생할을 비디오영상과 전자음악에 실어 인간성 상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1장은 잃어버린 것을 되찾아 마음의 문을 열고 하나가 되는, 민족의 동질성과 세계 평화와 공존의 큰두레의 참뜻을 확인시켜 준 마무리였다.
특히 기승전결의 짜임새 있는 구성이 돋보였고, 자연스럽게 관객을 무대로 끌어들인 뒤풀이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행동감 님차는 사물 가락과 양악의 협화는무리없이 이루어졌으나 지나친 고음처리로 귓전을 때리듯 자극적이 것과 지나칠 정도의 현란함과 이질감을 주는 서구적 화면이 피로감을 준 것이 흠이었다.
또 공동체적 삶을 표현하는데는 군무 양식이 필요하지만 군무 일변도가 무용수들의 개인 기량을 묻어버린 것도 옥에 티였다.
무용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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