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뒤의 "금메달"|영광의 명 조련사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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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내 생애 최고로 기쁜 날입니다. 그 동안에 겪은 모든 설움과 냉대가 이제야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
남자하키의 세계최강팀인 파키스탄을 격파한 한국대표팀의 유민승(37)감독은 비로소 23년간의 한을 풀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유감독은 전북고창중학교 2학년 때 하키를 시작해 선수·코치·국가대표팀감독을 거치면서 23년간 비 인기종목의「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던 하키 외길인생을 걸어왓다.
지난69년 균명고 3년때 국가대표선수로 선발된 뒤 해병대소속 선수로 활약했으며 이어 춘천고·광주여고 코치로 뛰었으나 국제대회에는 한번도 참가하지 못했다.
하키는 66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5위를 차지한 뒤 메달가능성이 없는 종목이라는 이유로 국제대회 출전이 금지됐었다.
그러다 유감독이 82년 1월 파키스탄에서 하키 국제심판자격증을 따고 곧 국가대표팀감독에 선임된 뒤 82년 뉴델리대회에 17년만에 처음으로 출전, 5위를 차지하면서 기사회생했다. 이번 대회에 임해서는 조직력위주의 유럽형과 개인기위주의 인도·파키스탄형을 가미한 한국형 하키를 개발해내 금메달획득이란 대업을 이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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