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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아들' 김재호 "스타 2세 꼬리표 이젠 좋아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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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올스타' 김용희의 아들 김재호. [사진 KPGA]

베테랑 골퍼 김재호(34·휴셈)는 ‘미스터 올스타’ 김용희의 아들로 유명하다. 어렸을 때는 스포츠스타 2세들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가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은 전혀 싫은 내색이 없다. 그는 “아버지를 좋아하는 팬들이 아들이라는 이유로 저도 좋아해주신다. 팬이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게 좋다”며 활짝 웃었다.

지금까진 김용희 아들이라는 꼬리표가 계속 따라붙었다. 하지만 김재호는 지난 달 19일 첫 아이가 태어났기에 이제 ‘김무경의 아빠’라는 말을 더 자주 듣게 될 전망이다. ‘아빠 골퍼’로 합류한 김재호는 딸에게 첫 승 선물을 하기 위해 힘을 내고 있다.

김재호는 7일 경기 용인 88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협회(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타를 더 줄였다. 1라운드에서 6언더파 공동 선두였던 그는 중간합계 8언더파로 선두 변진재에 1타 차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김재호는 장타자다. 올 시즌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 294.65야드로 이 부문 7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한 게 이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34세의 김재호는 올해 드라이브샷 거리가 데뷔 후 가장 멀리 나가고 있다. 그는 “캐리로 300야드는 보내는 것 같다. 이제 힘을 실어서 스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홈런타자였던 아버지처럼 김재호도 장타로 코스를 요리하고 있다.

김재호는 올 시즌 골프에 눈을 뜨고 있다고 할 정도로 2003년 투어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도 1타 차 공동 2위에 올라 우승 기회를 잡았다. 김재호는 올 시즌 넵스 헤리티지 대회에서 1부 투어 두 번째 톱10을 기록했다. 11번 출전해 컷 통과 7번을 하고 있다. 그는 “드라이버와 아이언이 잘 맞고 있다. 웨지 샷만 조금만 더 잘 되면 우승 근처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아버지인 김용희 프로야구 SK감독의 조언이 포기하지 않고 투어 생활을 해나가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는 “아버지께선 ‘안 되도 끝까지 포기하지 마라’고 항상 말씀하셔서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호는 산후조리원에서 나온 아내, 딸과 전날 밤 처음으로 집에서 함께 잤다. 소중한 딸이었지만 마냥 좋은 건 아니었다. 그는 “사실 애가 계속 울어서 한숨도 못 잤다. 멍한 상태에서 욕심을 안 부리고 쳐서 결과가 좋았다”고 아빠 미소를 지었다. 운도 조금 따랐다. 17번 홀 티샷이 나무에 맞고 페어웨이까지 와서 타수를 잃지 않았다.

2라운드 오전 조 경기를 마치고 돌아서는 뒷모습에서 아빠의 무게가 느껴졌다. 김재호는 “예전에는 통장에 잔고가 없어도 괜찮았다. 하지만 딸이 태어나고 나서는 분유값이 없으면 어떡하나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김시우(CJ대한통운)는 6언더파 공동 9위다.

용인=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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