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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한국문화재 감출 생각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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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한인사로 잘 알려진 '그레고리 핸더슨'씨(64. 하버드대 동아시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가 최근 개관한 한국의 국립중앙박술관등 문화시설을 둘러보기 위해 내한했다.
60년대 초 미대사관 순정관으로 2년등 모두 7년동안 한국에 머물렀으며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정통한 그를 만나 한국의 문화 공간에 대한 소감과 그의 소장문화재등에 관한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이번 방한목적의 하나가 새로 개완된 박물관등의 문화시설을 보기 위한 것이라고 들었는데 무얼 보았고 그 느낌은?
▲온지 며칠 안돼 현재까지는 용인 호암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만 보았다.
우선 전시작움들이 크게 늘어난데 놀랐다. 또한 작품의 연도가 개중에는 2세기가 앞당겨지는 것이 있는 등 많이 수정되어 있었다.
호암미술관에 전시된 50여점의 조선민화 병풍은 내가 본 것중 가장 큰 컬렉션으로 감동적이고 유익했다.
병풍은 일본것만 알려진 터에 아주 좋은 일이라고 본다.
아무튼 활발한 문화공간 마련을 통한 한국것의 소개작업이 한국인의 주체성 확립에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
-귀하도 신라토기를 비롯한 한국의 문화재급 유물을 많이 소장했다고 들었는데 얼마나 갖고 있는지?
▲내가 갖고 있는 것은 신라시대 도기 및 고려. 조선조 도자기등이 주인데 약 3백점 된다. 캐털로그화 돼 일반에 널리 알려진 것은 1백43점이다.
우선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은 내가 갖고 있는 것에 대해 「문화재급」이니 「컬렉션」이니 하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사람들은 일단 외국으로 나간 것에 대해선 모두 「문화재급」이라 말하는 습성이 있는 것 같다. (웃음)
-한국도자기등에 관심과 애착을 갖게 된 동기와 수집경위는?
▲내가 조선조시대것으로 푸른 빛이 도는 회령. 명천 도자기를 처음 구입하기 시작한 것은 1950년초다. 전쟁으로 인해 8점만 남아 나무상자에 담아 일본으로 가져한후 포장을 해 힘들게 미국으로 가져갔다.
내가 다시 한국에 왔을 때 인 58년께 사람들은 아무도 한국전통도자기등에 관심이 없었다.
출토품인 신라토기를 집안 장식으로 쓴 사람은 한국에서 내가 처음일 것이다.
우리집 한국인 가정부는 우리집서 『귀신 나온다』고 밤에는 혼자 있기 싫어했을 정도였다.
그리고 54년에 결혼한 내처(「마그네스·핸더슨」)가 독일 조각가였던만큼 그녀가 특히 미술품에 관심이 많아 우리는 자연스레 그것들을 모으게 됐다.
한국인들은 우리가 그것을 해외로 빼돌린양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으나 아마 우리가 갖고 있지 않았다면 그것들은 밀수꾼에 의해 모두 일본으로 흘러들어 갔을 것이다.
-미국에서 여러 차례 한국도자기전시회를 가졌다고 들었는데 반응은 어떠했고 한국의 얘호가들에게도 그런 기회를 줄 생각은 없는가?
▲오하이오 인디애나 하버드대학등에서 5차례 전시회를 가졌다.
미국인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한국에 이렇게 아름다운 도자기가 있었는지 몰랐다"는 것이 었다.
한국인들이 보고 싶다면 언제나 오케이다. 우리집 (매사추세츠주 예스트 메드포드 소재)에는 항상 많은 사람이 한국도자기들을 보러 온다.
그러나 한국에 실어와 전시회를 갖는게 의미가 있겠는가?
국립중앙박물관의 10만5천점, 호암미술관 소장의 8천점중 반 이상은 도자기인데 내가 갖고 있는 것은 4-5점의 독특한 것 빼고는 모두 그 범주에 드는 것들이라 하는 말이다. 절대 감추겠다는 생각은 없다. <고혜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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