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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약은 군용콤퍼지션4|개발된것중에 가장 강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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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김포공항 폭박물 테러사건에 사용된 폭약은 현재까지 개발된 고성능 폭약중 가장 강력한 콤퍼지션 C4로 밝혀짐에 따라 그출처 및 폭발 방법(폭발장치)에 수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콤퍼지션 C4는 인사용 폭약이면서도 TNT와 달리 제조원가가 비싸고 폭발력이 강해 '클레이모'등 특수한 무기의 제조를 비롯하여 사용처가 극히 제한되어 있으므로 범인을 추적하는데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C4폭약=1983년 10월23일 베이루트 미국해병기지는 2. 5톤 폭탄트럭의 공격을 받아 2백41명이 사망했다. 이때 사용된 폭탄이 RDX(렉사겐)가 주성분인 TNT 6톤에 해당하는 폭탄이었다.
이때의 폭발력은 핵이 아닌 폭탄으로는 최대였다고 미연방수사국이 밝힐 정도였다.
RDX가 개발된 것은 1890년대 독일에서 였다. 그러나 실제 본격적으로 활용된 것은 2차대전부터.
2차대전 장소 영국은 RDX에 여러 가지 성분을 섞어 조작하기 쉽고 폭발력이 큰 폭탄을 만들어냈다. 이런 폭탄을 총칭해 플래스틱폭탄이라고 부른다. C4가 그 대표적인 폭약.
C4는 RDX가 91%, 냄새가 없고 고무찰흙같이 점성이 있으며 색은 엷은 노란색이어서 마치 빨래비누나 마가린처럼 보인다.
C4의 화력은 1백g을 벽에 부착시켜 폭발시키면 모든 건물의 벽이 파괴될만큼 강력하다.
강한 폭발력은 화약성분이 순간적으로 가스화되면서 일어난다. 이때 생기는 충격파가 파괴력으로 작용해 근처의 대상물을 부숴버리는 것이다. 폭풍의 속도는 초속 8 km로, A급 태풍의 2백배.
국제테러범이 C4를 잘 쓰는 것은 금속탐지기나 X-레이 투시기에 걸리지 않고, 조작이 간편하며 적은 양으로 큰 폭발 효과를 얻기 때문이다. 더욱이 날씨에 무관하고 물속에서도 폭파되며 TNT보다 충격과 마찰에 강해 다루기도 쉽다.
플래스틱 폭탄은 손으로 조작하기 좋게 왁스. 신물성기름등을 섞어 반죽해 쓰고 있다.
방지대책=플래스틱 폭탄은 전자감응장치에 걸리지 않는다.
지난 4월2일 카이로에서 아테네로 가던 TWA기내에서 이 폭탄이 터져 4명이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용의자는 카이로에서 탑승한 후 아덴에서 애린 '메이 만슈르'란 여인. '만슈르'는 약 60g의 C4를 비행기 좌석밑에 붙여 놓았다.
범인은 마닐라삼 봉투에 C4를 넣어 유유히 공항검사대를 통과했다. 뇌관은 계산기등에 사용되는 전지와 간단한 타이머를 이용했다.
이처럼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플래스틱탄의 피해가 늘어나자 이를 감지하는 최신기기도 개발중에 있다.
미커트랜스 공군기지의 산디아핵연구소는 C4, TNT등을 감지해내는 분지검출장치를 연구하고 있어 88년까지는 실용화될 전망이다.
폭발장치=범인이 원하는 시간, 또는 일정한 시간이 경과한 뒤 폭발하도록 된 폭발물을 통틀어 시한폭탄이라 부르며 이번 사건에 이용된 것도 시한폭탄일 가능성이 크다.
시한폭탄은 폭발장치 제조방식에 따라 기계식 시간장치, 물리적 시간장치, 연소식 시간장치, 원격조종(Remote Control)장치등 4가지로 구분한다. 이중 기계식과 원격조종장치는 전기식, 물리적 시간장치와 연소식은 비전기식 폭발방식이 사용된다. 폭발방식은 어떤 것이 든 폭약에 순간적인 열이나 충격을 주어 폭약을 터지게 한 것이다.
원격조종장치는 가장 발달된 형태로 일정한 장소에 폭약을 장치한 뒤에 멀리서 상황을 관찰하며 초단파를 발사, 전류를 연결시켜 폭발시킨다. 최근엔 고성능 배터리가 개발돼 12V 건전지를 쓰면 최고 8km거리에서 조종이 가능하다. 83년 10월 미얀마 아웅산 묘소 폭발사건때 바로 이 원격조종 폭발장치가 이용됐었다.
이번 사건에서는 폭박장치를 추정할만한 유류품이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만약 범인이 연소식 장치를 이용했다면 유류품이 남지 않을 수도 있으나 행인의 통행이 빈번한 공개된 장소에서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 범인이 대피할 수 있는 시간동안 불타도록 하기엔 너무 번잡하므로 이번 사건엔 이 방식이 이용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범인은 타이머방식 또는 원격조종장치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며 앞으로 정밀수사를 통해 건전지. 전선 등 유류품이 발견되면 사건의 성격규명이 크게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한천수. 장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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