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급 공무원 2차 합격자 수험번호 담긴 URL 유출… 해킹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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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무원 5급 공개채용(옛 행시) 2차 합격자가 발표되는 웹페이지 주소(URL)가 공개에 하루 앞서 유출돼 인사혁신처가 경찰에 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국가공무원 채용계획과 합격자 발표 등을 안내하는 사이버국가고시(gosi.go.kr) 홈페이지가 외부인에 의해 해킹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혁신처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조사 의뢰하기로"
발표 15시간 앞서 사이버국가고시 해당 게시판 URL 유출

인사혁신처는 "5일 오전 9시 사이버국가고시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5급 공채 2차시험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하루 앞서 4일 오후 5시40분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해당 페이지 URL이 유포된 경위에 대해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등 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혁신처는 앞서 이 페이지 공개를 15시간을 앞둔 4일 저녁 해당 페이지 URL이 인터넷에 돌자, 한 시간 뒤인 이날 오후 6시44분 사이버국가고시 홈페이지에 합격자를 발표했다. 혁신처는 직후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합격자 명단이 첨부된 URL이 인터넷에 유포돼 수험생 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조기 발표하게 됐다"고 수험생들에게 알렸다.

혁신처는 이날 URL 유출 경위에 대해 조사 의뢰 방침을 밝히면서 "합격자 발표는 수험번호만 일괄 발표하는 방식이어서 성명 등 개인정보는 표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름 등 개인 신상정보가 유출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혁신처가 전문기관 조사 의뢰 방침을 밝힘에 따라 이번 URL 유출은 혁신처 담당 직원 실수에 따른 것이기보다는 해킹 등 외부자 소행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혁신처는 "담당자가 4일 오후 5시30분쯤 합격자 명단을 사이버국가고시센터 게시판에 예약 기능을 통해 업로드했다. 혁신처 조치에 앞서 이 페이지가 사이버국가고시 홈페이지에서 자동으로 뜬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인사혁신처는 올 초 지역인재 7급 공개 시험 필기시험을 치른 한 대학생이 지난 3월 당시 정부서울청사에 있던 인사혁신처의 해당 사무실에 침입한 적이 있다. 이 대학생은 해당 사무실에 들어가 담당자 컴퓨터에 접속해 자신의 성적을 조작하고 합격자 명단에 자기 이름을 올렸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혁신처 해당 사무실 벽면에 전자도어록 비밀번호가 적혀 있었으며, 담당자가 개인 컴퓨터 비밀번호 설정을 제대로 안 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그런데 불과 7개월 만에 또 인사혁신처의 공무원 채용 시험 관리에서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혁신처는 "인터넷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지, 왜 URL이 유출됐는지 등을 파악해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으나 전문기관 조사 결과에 따라 관계자 또는 기관 책임 추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성시윤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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