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58억원을 들여 만든 수영장이 2년넘게 개방조차 못한 채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찬열 의원(경기 수원갑)이 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014년 10월 지역주민 개방용으로 사옥 내 수영장을 건립했으나 운영비 문제로 개방하지 못하고 있다. 2년 넘게 ‘유령 수영장’ 신세를 면치 못하는 셈이다.
당초 석유공사는 사옥 내 수영장 건립 계획이 없었으나 관할 지자체인 울산시 중구청의 요청으로 사옥설계를 변경하며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안에 길이 25m, 레인 8개의 수영장을 건립했다. 건립 예산은 57억 8900만원이 소요됐다.
그러나 수영장 운영비를 놓고 공사와 지자체간 이견이 발생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수영장 운영비가 연간 20억원에 달해 매년 적자가 13억원 가까이 발생하게 생기자, 지자체는 공사에 수탁운영 조건으로 운영적자를 공사에서 보전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공사는 지자체가 수영장을 위탁운영해야 한다고 반발하면서 수영장이 개장하지 못한 것이다. 이 의원은 “일단 만들고 보자는 안이한 생각으로 58억원의 예산이 낭비된 것”이라며 “해외 사업으로 몇 조원을 날린 공사 입장에서 그저 푼 돈으로 여긴 그야말로 방만 경영”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