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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총성에 기내는 아비규환|팬암여객기 피납현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게릴라들의 총격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돌발적으로 발생, 기내 승객은 놀란 나머지 비상구로 탈출하려고 출구로 몰려드는 등 아비규환을 이루었다.
한 승객은『갑자기 게릴라들이 총을 난사했다. 아무도 이를 예기치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승객들은 총격 직전기체 밖에서 소음이 들렸고 이어 총소리가 났으며 기내에는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자욱했다고 전했다.

<승객들 의자 밑에 숨어>
○…범인들이 기관총을 난사하고 특공대가 여객기안에 들이닥치는 것과 때를 같이해 기내에 있던 승무원이 비상구를 열었으며 이때 1백여 승객들이 먼저 빠져나가려고 아우성을 쳤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하오9시30분쯤 기내의 불이 어두워지고 점멸 하기 시작했으며 이와 때를 같이해 범인들은 수류탄을 던지고 기관총을 쏘기 시작했다. 다행히 수류탄은 터지지 않았다.
범인들이 기관총을 난사하자 승객들은 복도와 의자 밑에 숨기 시작했고 비상구가 열리자 비명소리를 지르며 뛰어내리기 시작했다.
○…팬암 항공사 측은 폭음이 들리고 연기가 나며 기내청소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비상구를 열고 비상탈출 용 미끄럼대를 내리고 일부 승객이 내리려 하자 총격이 개시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협상하기 위해 접근>
○…파키스탄 경찰당국은 납치기의 조명이 꺼져서 무슨 일인가 알아보려고 접근할 때
납치범들이 수류탄을 던졌으며 그 뒤 총 쏘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경찰당국은 보안요원들이 기체에 접근한 것은 납치범들과 협상하기 위한 것이지 쳐들어가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승객들 여권 거두어>
○…피랍 팬암 점보여객기의 참변에서 살아남은「데이비드·조디스」씨는 납치범들이 맨 처음 여객기를 점거했을 때부터 매우 거칠었으며 머리를 두 무릎사이에 묻고 다리 밑으로 팔장을 낀채 4시간동안 쪼그려 앉아있게 했다고 말하고『그 뒤 자신들도 지쳤는지 휴식을 취하면서 승객들에게도 쉬도록 허용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여승무원들이 찬 음료수와 샌드위치를 날라다주었으며 처음에는『매우 거칠던』범인들이 4시간이 지나면서 『점잖아졌다』고 전했다.
「조디스」씨는 또 범인들이 여객기를 점거한 직후 가방을 들고 기내를 돌아다니며 승객들의 여권을 거두었으나 승객들을 국적별로 분리시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부상자 내동댕이쳐>
○…미국 팬암 소속 보잉747여객기를 기습 점거한 4명의 무장괴한들은 검거 2시
간쯤 지난 뒤 그들의 총격으로 치명적 부상을 입은 미국인 승객 1명을 비행기 밖으로 내동댕이 침으로써 사건이 확대되기 시작했다고 공항관리들이 말했다.
공항관리들은 이 여객기가 점거된지 2시간 후 여객기내에서 총성이 들렸으며 곧이어 괴한들이 공항바닥으로 승객 한 명을 내던졌다고 전했다.
이 부상승객은 급히 카라치시내의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수술대위에서 사망했는데 케냐계의 미국인「라제시· 쿠마르」씨로 확인됐다.

<기체폭파장치 경고>
○…납치범들은 파키스탄관리들에게 비행기에 폭파장치를 했다고 무선을 통해 경고했다.
납치범 지도자「무스타파」는『미국인은 접근하지 말라. 미국인이 접근하면 우리는 용감히 싸울 것이며 결코 자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외쳤다.

<지붕 통해 탈출 성공>
○…피랍 팬암기의 기장 등 조종사 3명은 납치범들이 들이닥치는 순간 조종석 지붕 위의 해치를 통해 기체 밖으로 빠져 나와 비상탈출 케이블을 타고 지상으로 피신했다.
모두 미국인 인 조종사들은 납치범들이 기관총을 휘두르며 난입하는 순간 객실 승무원들로부터 비상전화로 위기상황을 보고 받고 사람이 매달리면 저절로 풀리게 돼있는 탈출케이블을 타고 3층 높이인 11m아래 지상으로 빠져 나왔다.
○…납치범의 신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파키스탄군특공대가 트럭에 싣고 간한 납치범은 자신이 팔레스타인특공대라고 밝혔다.
그는 차에 실려가면서 『나는 레바논에서 왔다. 나는 팔레스타인인 이다』라고 외쳤다.
그러나 사건발생 직후 키프로스의 한 서방 통신사에 리비아 혁명 조직 소속이라고 밝힌 한사람이 이번 사건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
그러나 이어 레바논의 베이루트에 있는 신문사에는「준달라」(신의 병사)라는 단체가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배포했다.「준달라」는 레바논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친이란 회교단체로 알러졌다.

<연료 떨어져 불나가>
○…게릴라들의 총격이 발생하기 직전 팬암기 내의 전기가 나간 것은 이 비행기의 전기공급 보조동력장치(APU) 의 연료가 다돼 부득이 전력공급이 끝난 때문이었다고 팬암항공사 「로플린」대변인이 설명했다.
게릴라들은 당시 비행기 뒤쪽에 몰려 있다가 파키스탄특공대의 진입과 같은 때에 기내 전기가 나가자 무차별총격을 가했다.

<10분에 1명 처형위협>
○…납치범들은 키프로스로 비행 할 수 있도록 조종사를 보내달라는 자신들의 요구가 5일 하오7시(한국시간 하오11시)까지 관철되지 않을 경우 10분마다 승객1명씩을 처형하겠다고 위협했었다.
소식통들은 또 미국정부가 파키스탄당국을 지원하기 위해 통신팀을 카라치에 파견할 것을 제의했으나 파키스탄이 이 같은 제의를 받아들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의 보안전문가들은 지난 12개월간 카라치공항을 3차례나 점검, 안전하다는 판정을 내렸었다고 미정부의 한 관리가 전언.
미연방항공국의「슬로안」씨는 『우리는 지난해 10월과 지난2월, 그리고 지난달에 도카라치공항의 보안상태를 점검했으나 매번 합격판정이 내려졌었다』고 설명했다.

<금값 폭등 유가도 올라>
○…팬암기 납치사건이 미칠 정치적 영향을 우려, 5일 금가가 뉴욕 및 런던시장에서 3년만에 최고 시세인 온스 당 4백2O∼4백22달러로 뛰어 올랐고, 세계시장의 유가도 다소 상승했다.
또 뉴욕상품거래소의 유가는 배럴 당 16센트가 상승했고 유럽시장에서도 다소 상승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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