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꿀팁] ELS 묻지마 투자 금물…설마 했는데 기초자산 반토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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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은퇴한 A씨는 증권사 직원 권유로 퇴직금 중 일부를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했다. 홍콩H지수 등 3개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때보다 50% 넘게 하락하지 않으면 연 7~8%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설명에 끌렸기 때문이다. “설마 주가지수가 반토막이 나겠나”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올해 2월 홍콩H지수는 중국경기 둔화 우려 등의 악재로 A씨가 가입했을 때보다 50% 넘게 떨어져 손실구간을 찍었다. A씨는 “만기 시점에 원금 손실을 보게 될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는 ELS의 위험을 감안하지 않은 채 목돈을 넣은 전형적인 ‘묻지마 투자’ 사례다. 저금리시대 중위험ㆍ중수익 파생상품으로 각광받는 ELS나 DLS는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지만 그만큼 위험요인이 많다. 금융감독원이 28일 내놓은 파생상품 투자 유의사항을 소개한다.

기본적으로 ELSㆍDLS 같은 파생상품은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예금자보호대상도 아니다. 수익이 났더라도 상품을 판매한 증권사가 파산하면 원금과 수익을 잃게 된다. 기초자산 수가 많으면 손실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수익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면 손실이 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 제시한 수익률이 높을수록 손실 가능성도 커진다.

ELSㆍDLS는 일단 손실이 발생하면 손실규모가 다른 금융상품보다 크다. 수익이 날 확률이 높도록 설계한 파생상품이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3~2015년 손실 상환된 ELS의 평균 손실률은 37.28%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파생상품도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다. 주가연계 특정금전신탁(ELT)ㆍ주가연계펀드(ELT)가 대표적으로, 투자위험은 ELS와 마찬가지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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