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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등 원화 절감 대비작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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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원 화의 대 달러환율을 인위적으로 내리지 않는다(절상)하더라도 달러화 약세에 따라 원 화의 환율이 점진적으로 조금씩 떨어질 추세가 예상됨에 따라 국내기업과 은행은 물론 국내에 진출한 외국은행들도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원화 절상 시대에 적응키 위한 경영체제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수출비중이 큰 국내대기업들은 ▲원화 표시 연간외형과 순이익의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올해 경영목표를 고쳐 잡기 위한 전반적인 점검작업에 착수했고 ▲대미수입비중이 큰 종합상사들은 계약이행·대금결제 등을 가능한 한 뒤로 미루는 반면 수출물량 선적은 앞당기려 하고 있다.
또 ▲수출운임이나 유전스(단기 외상수입)등 무역거래에서의 외화차입을 최대한으로 늘리고 있고 ▲일본이나 유럽 등 미국이외의 나라 수입 선에 대해서는 수입대전을 엔화나 마르크화 등 자국통화로 결제해 줄 것을 요구,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편 외국은 국내지점 등을 비롯한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달러 자산을 매각하고 있어 은행간 달러거래시세는 지난 주말 집중기준을 보다 3원80전이나 아래인 사상 최저시세를 기록했다.

<경영목표 수정>
수출물량을 당초 목표대로 달성하더라도 원 화 가치가 절상되면(환율이 내려가면)원 화로 따지는 연간외형과 순익은 그만큼 줄게 된다.
따라서 손익추정이나 이에 따른 투자계획·자금계획 등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모 대기업그룹의 경우 올해 원 화 가치가 3∼5%정도 절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지난주부터 경영목표 차질예상액 점검작업에 착수했으며 점검결과에 따라 경영목표도 수정할 방침이다.

<외화차입>
환 차손의 걱정이 없어진 대신 소폭이나마 환 차익을 바라볼 수 있는 데다 외화차입이자(현재 연 8%수준)가 국내금리(연 10∼11·5%)보다 훨씬 싸므로 기업들은 가능한 한 달러화차입을 늘리려 하고 있다.
모 종합상사의 경우 지난해 말 1천만달러 수준이던 유전스잔액을 최근 2천만달러까지 늘렸으며, 이제껏 별로 인기가 없던 외산 기자재 수입용 외화대출도 최근 은행창구에 문의와 신청이 급증하고 있어 통화관리나 외채 관리 면에서 대책마련의 필요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형편이다.

<수출·수입·결제통화>
벌써 원피·고철·원면 등의 수입을 둘러싸고 가능한 한 이를 늦추려는 우리측 수입 선과 미 측 딜러 사이에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으며, 특히 우리측 수출업계는 일본·EC지역의 수입 선에 대해 자국통화로 결제해 줄 것을 요구, 달러화로 결제하려는 현지 수입 선들과 상담을 진행중이다.

<달러매각>
달러자신을 갖고 있으면 손해라는 생각에 외 은 국내지점들이 한도 껏 달러를 내다 팔고 있으며, 여기에 당국의 통화환수로 자금이 부족한 시은들도 달러를 팔아 원화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은행간 달러거래시세는 최저수준까지 떨어져 있고 앞으로도 더 떨어질 전망이다.
최근의 은행간 달러거래 시세는 집중기준을 보다 3원80∼3원90전 아래시세로 한 은이 달러를 사는 집중 매입 율(기준율보다 3원60전 아래)보다 더 싼값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환율이 오를 때는 은행간 달러거래시세가 기준율보다 13∼14원이나 비싼 사상최고시세를 기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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