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놀이에 "무풍"바람-강릉·제주등 해안·섬지방 중심 성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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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80년대 들어 붐을 일으킨 사물놀이에 변화가 일고 있다. 농악 출신들이 주도하던 농악 사물놀이판에 무당둘이 등장, 무속사물놀이판을 형성하고 있다. 악기도 꽹과리·칭·북·장구의 농악악기가 아닌 각종 무속악기들을 갖고 나온다. 무속사물놀이 패는 굿이 성행하는 해안·도서지역 중심으로 생겨나고 있다.
강릉에선 지난3월 동해안 무속사물팀이 창단됐고 제주에선 지난해말 제주굿 사물놀이패가 결성됐다. 전라도서해안 지역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동해안 무속사물팀은 포항·강릉·주문진등 동해안 출신무당들로 구성됐다. 김용택·김명대·정종건·김태환·김명익씨등 5명.
세습무 일가가 한팀을 이뤘다. 음악·춤등의 기예가 뛰어난 20∼40대들. 악기로는 꽹과리·장구·징에 제금(바라)이 등장한다.
이들은 지난6월 강릉단오제때 첫선을 보였다. 오는 8월10일엔 서울나들이에 나서 마당세실극장에서 본격적인 공연을 가질 예정. 굿학회와 마당기획실이 초청했다. 사물놀이위에 굿에 나오는 춤도 곁들일 생각이다.
한편 제주굿 사물놀이패는제주 칠머리당굿의 안사인씨(중요무형문화재 71호) 문하생 중심으로 구성됐다. 김윤수·오방건·강순선·강치옥·이용순·문순실·양창보등 7명. 굿에 사용되는 악기, 즉「연물」로는북(2명) 설쇠(꽹과리·2명) 대영(징·2명) 장귀(장구·1명)가 나온다. 악기의 모양·연주법이 육지와 다른점이 많다. 이들은 제주도 무속악기에 대한 인식을 높이면서 춤사위도 시도해보고 싶어한다.
이렇듯 새로 등장하는 무속사물놀이 현상에 대해 최종민교수(한국정신문화연구원·국악) 는 『동해안 무속음악은 북대신 바라를 쓰고 짜임새가 있는 반면 제주지방은 리듬이 간단하고 북의 기능이 다양한게 특징』이라면서 「특히 동해안이 우리 리듬의 옛양식을 간직한 점」에 주목했다.
그는 『굿형식을 압축, 노래·기악·춤의 극적효과를 전달하는 총체예술형식을 개발하면 기존의 사물놀이보다 다양하고 현장성도 살릴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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