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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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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일본 사람들은 역사교과서 문제를 놓고 이젠 상말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엊그제 일본의 문부상이라는 점잖은 분(「후지오」)은 『불평을 말하고 있는 「놈」(야쓰)은 그런 일을 한 일이 없는가』라고 폭언했다.
「야쓰」는 야쓰코를 줄인 말이다.
「집의 아이」「노예」의 뜻이다.
일본 평범사 「대사전」에 의하면 첫째 사람을 욕하거나 비하하여 부르는 말, 둘째 같은 또래나 아랫사람을 가볍게 부르는 말, 셋째 사물을 천하게 지칭하여 사용하는 말이다.
우리말로 바꾸면 「자」·녀석·놈의 뉘앙스가 있다.
물론 일본말에는「고이쓰」니 「야로」니 하는 욕도 있다.
「고이쓰」는 이놈·이 녀석 하는 속어이고, 「야로」는 「자식」·「놈」등 남자를 욕할 때 쓰는 말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일본말이라면 「바가야로」와 「조센진」이 있다.
바가야로는 「바보자식」의 뜻이고, 조센진은 「조선인」이란 보통명사지만 한국인을 업신여겨 사용하는 욕이 되었다.
일제 식민시대에 일본인들이 우리 민족을 무시하고 핍박할 때 그 말들은 예사로 사용되곤 했었다.
그러나 그 「바가야로」가 우리의 쓰라린 기억을 되새기게 하면서 국민을 분노케 했던 것은 1984년 7월 한일 페리선상 토론 때였다.
일본의 영화감독 「오시마」란 사람이 술에 대취한 것을 빌미로 한국인 참석자에게 욕설을 퍼부은 것이다.
이번엔 문부상이 솔선해서 한국과 중공을 지칭해 「놈」이라고 했다.
이미 일본은 역사 사실의 왜곡은 물론이고 안중근 의사를 「건달」(장사)로 부르는 망발을 서슴지 않았다.
일본인의 망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벌써 1953년에 「구보타」는 한일국교문제를 거론하는 자리에서 『총독정치로 한국에 철도가 건설되고 산림녹화도 되는 등 한국이 덕을 많이 봤다』 고 궤변했다.
1962년에 「시나」외상은 『대만을 경영하고 조선을 합병하고 만주에 오족협화의 꿈을 택한 것이 일본 제국주의라면 그것은 영광의 제국주의다』라고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1981년 「소노다」외상의 발언은 지금도 기억할 만 하다.
『일본의 신공황후 이전에는 한국이 일본을 괴롭혔다. 그러니 일본의 한국 침략을 너무 들출게 없다.』
그것은 어쩌면 「야스」를 내뱉은 「후지오」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데가 있다.
『네놈들도 우리를 침략하고선 무슨 소리냐』하는 투다.
적반하장이다.
궁색하게 일본의 「역사」조차 없던 시절인 「신공이전」을 들춰가며 한국을 욕하는 저들의 억지가 가엾게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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