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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복싱 또 약물스캔들 "일은 중독공작지대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일본에서 또다시 권투경기중 약물중독의 악령이 되살아나 셰계프로복싱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24일 동경에서 벌어진 WBC슈퍼라이트급타이틀매치에서 챔피언「레네·아레돈도」 (23·멕시코)가 일본의 도전자「하마다·쓰요시」(빈전강사·25)에게 1회에 무차별 펀치세례를받고 3분9초만에 어이없는 KO패를 당했다.
1차방어전에서 무너진「아레돈도」는 36전중 단1패만을 기록하고 있으며 35중 KO승이 32번이나 되는 하드펀처여서 의외의 K0패로 링계를 떠들썩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KO패직후「아레돈도」측은 약물에 중독된것 같다고 WBC에 진상규명을 요청함으로써 파문이 일게 된것이다.
WBC는「호세·슐레이만」회장의 이름으로 발표된 성명에서『「아레돈도」가 경기당일 점심을 먹고난 후 전신의 무기력상태에서 잠이 쏟아졌고 문을 두드리는등 고의적인 잡음때문에 전화소리도 들을수 없었다. 이어「아레돈도」는 거의 수면상태에서 음식물을 토해냈다』는「로겔리오·로블레스」매니저의 보고를 인용했다.
멕시코시티에 본부를 둔 WBC는「아레돈도」측이 경기시작 2시간전 이같은 상황을 긴급히 보고해왔으나「슐레이만」회장이 브라질에 머무르고있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JBC(일븐권투연맹) 에 정확한 진상을 규명토록 지시했다.
OPBF 라이트급챔피언인「하마다」는 한체급 올려 세계타이틀을 거머쥠으로써 무관의 일본 복싱계에 일약영웅으로 떠올랐다.「하마다」는 20승1패1무중 19KO승을 기록한 강타자로그동안 폭발적인 인기속에 경기에선 대전료보다도 축하금이 더 많았다.
그러나 이번 약물중독 파문으로 사실여부에 불구,「하마다」는 KO승에 오점을 남기게 됐다. 일본은 지난10년동안 3차례의 약물중독사건으로 세계프로복싱시장의 위험지역으로 알려져왔다.
묘하게도 한국복서가 두차례나 약물스캔들에 관련, 피해를 당함으로써 국내복싱계에서도물의가있어났었다.
제일먼저 지난 76년2월 당시 WBA 주니어미들급챔피언 유제두가「와지마·고이치」와의 리턴매치에서 의외로 실컷 얻어맞고 15회KO패한후 약물중독을 폭로,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유는 현지 동경에선 침묵을 지키다 귀국후 이를 발표함으로써 일본측으로부터 오히려 비판을 받았다.
이후 최대의 충격파는 82년3월 일본의 주간지 주간문춘이 폭로한『가네히라스캔들』. 그내막은 일본 프로복싱의 대부로 불리는「가네히라·마사키」(금평정기·46) 가 매니저 관계를 맺고있는 WBA주니어플라이급 전·현 챔피언인「구시겐·요코」와「도카시키·가쓰오」의 상대에게 음식에 약물을 주입, 타이틀을 방어하거나 뺏도록 공작을 했다는 것이다. 이약물중독의 피해자 중에는 국내의 김용현과 김환진 선수가 들어있어 사건은 국내로 비화되었다.
한편 약물의 정체는 신경안정제 혹은 경마부정때 사용되는 근육이완제등으로 이를 상대의 음식물에 주입하는 것이다. 약물이 든 음식을 먹은 선수는 잠이 쏟아지고 온몸이 무력상태,그리고 투지마저 떨어지는등 이미 링에 오르기전 패배한 상태가 된다. 그러나 경기후 즉각적 검사를 않으면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 점에 착안, 야쿠자가 깊이 개입된 일본복싱계에서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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