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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앤드루 왕자 장가가던 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영국 여왕 「엘리자베드」 2세의 차남 「앤드루」 왕자 (26)가 23일 「새러·퍼거슨」양과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전통 의식에 따라 결혼식을 올렸다. 행운의 신데렐라가 된 「퍼거슨」양은 과거 왕실 근위 기병대 지휘관을 지낸 「로널드·퍼거슨」 소령의 차녀로 한 미술 책자 출판사의 런던 사무소 책임자로 있는 매우 활동적인 여성으로 「앤드루」왕자보다 4개월이 연상.
왕위 계승 서열 4위인 「앤드루」 왕자는 현역 해군 중위로 포클랜드 전쟁시 헬리콥터 조종사로 참전했었으며 사진 찍기가 취미인 쾌활하고 명랑한 성품의 미남 청년이다.
캔터베리 대주교가 집전한 이날 결혼식은 1662년도에 제정된 전통적인 성공회 결혼 의식에 따라 40분간 장엄하고 화려하게 진행됐다. 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이날 신부는 『신랑에게 무덤으로 갈 때까지 복종할 것』을 서약했는데 웃 동서인 「다이애너」 황태자비는 「복종 서약」이 마음에 안 들어 1928년 제정된 신 성공회 결혼 의식에 따라 결혼식을 올렸었다.
이날 식장에는 미 대통령 부인 「낸시」 여사와 각국 왕실 대표, 영국 왕실 및 신부 가족, EC (구공체) 및 나토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의 런던 주재 대사, 영 연방국 총독 및 고등 판무관, 영국 정부·의회 및 사법부 대표들이 참석, 신혼 부부의 앞길을 축복해 주었으며 세계 5억 인구가 TV중계로 이 화려한 결혼식을 지켜보았다.
온 영국 국민이 축제 분위기로 들뜬 가운데 26세난 붉은 머리의 처녀 「퍼거슨」양과 결혼한 「앤드루」 왕자는 23일 예식을 수시간 앞두고 모친인 「엘리자베드」 2세 여왕으로부터 요크 공작이란 작위를 받았다고 버킹검 궁이 발표.
요크 공작이란 작위는 지난 1385년 「리처드」 2세에 의해 처음으로 생긴 이후 전통적으로 국왕의 차남에게 수여된 것으로 미국의 이혼녀인 「심프슨」 부인과의 사람을 이루기 위해 형인 「에드워드」 8세가 양위함으로써 국왕에 오른 현 여왕의 부친 「조지」 6세도 동일한 작위를 가진바 있다.
신부 「퍼거슨」양은 결혼식 선서에서 남편의 긴 정식 이름을 순서대로 발음하기 위해 기억 비법까지 동원했으나 결국 한차례 더듬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퍼거슨」양은 결혼식에 앞서 남편의 이름 「앤드루」 다음의 「앨버트·크리스천·에드워드」를 외기 쉽게 에이스 (ACE)라는 단어로 암기했다고 자신 있게 말했으나 막상 결혼 선서에 임해서는 세번째 이름인 「크리스천」에 이르러 말을 더듬는 바람에 이를 다시 발음해야 했다는 것.
5년 전 「퍼거슨」양의 동서인 「다이애너」비가 결혼 선서를 하던 중 「찰즈」 황태자의 이름 「찰즈·필립·아더·조지」를 「필립·찰즈·아더·조지」로 순서를 바꿔 불렀던 촌극에 비하면 이날 「퍼거슨」양의 실수는 그대로 웃어넘길 만한 것이었다는 주위의 평.
금년도의 패션계에서 두고두고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 「퍼거슨」양의 웨딩드레스는 화려하게 장식된 「에드워드」왕 시대 양식으로 패션 전문가들은 「퍼거슨」양의 드레스를 7천5백∼1만2천 달러 정도로 추산하고 있는데 한 의류상은 결혼식이 임박하자 전문 디자이너를 TV앞에 대기시켜 똑같은 모양의 드레스를 만들어 시판할 태세를 갖추기도.
신혼의 단꿈에 젖을 「앤드루」 왕자 부부는 23일 결혼식을 마친 뒤 버킹검 궁을 출발, 대서양 한복판의 삼림이 우거진 군도를 5일간 여행하기 위해 이날 포르투갈 앞 바다의 아조레스제도에 도착.
포르투갈 영인 이 지방의 관리들은 이들 신혼 부부가 이날 밤 미국-포르투갈 공동 소유인 라헤스 공군 기지에 도착, 곧 인근 휴양지 프라이아 다 비토리아로 가서 왕실 선박 브리타니아호에 승선했다고 전언. <외신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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