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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롯데 "석촌 호 물싸움"|쇼핑센터 공사 중 수위1.8m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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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장마철에 서울시와 롯데건설이 잠실 석촌호 호수 물을 놓고 때아닌 물싸움을 벌이고 있다.
물싸움은 서울시가 34억원을 들여 조성한 석촌 호 (수면 면적 6만6천 평)의 물이 최근 8개월 사이에 1·8m나 줄어 든데서 발단. 물이 날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한 주민들이 서울시에 신고하고 대책을 호소하자 서울시가 누수원인 조사 끝에 인근 1백m떨어진 곳에서 벌이고 있는 롯데 잠실종합관광 유통단지 조성공사로 물이 샌다고 판단, 롯데 측에 누수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으나 롯데 측은 올 들어 강우량 (2백73· 5mm)이 지난해 같은 기간 (4백46·7mm) 보다 1백73mm나 적어 호수 물이 줄어든 것이라고 주장, 팽팽히 맞서있다.
석촌 호는 서울시가 74년부터 84년까지 10년에 걸쳐 조성한 쌍동이 인공호수로 주변 2만평을 공원으로 가꿔 하루 3만∼4만 명이 애용하고있다.
◇누수=석촌 호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석촌 호 수위는 작년 10월말까지만 해도 표고수위 8m를 유지했으나 11월 중순부터 물이 줄기 시작, 올 들어서도 계속 수위가 낮아지고 장마철에 접어들어서도 6·2m로 8개월 사이에 1·8m나 줄었다.
관리사무소장 임성정씨(56)는『수면면적 6만6천 평의 넓은 호수 물이 84년 완공이후 변함없었으나 갑자기 눈에 띄게 줄기 시작, 지난 3월말 관할 강동 구청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원인조사=원인규명에 나선 강동 구청은 현장주위를 조사한 결과 호수에서 1백m쯤 떨어진 곳에서 롯데가 백화점· 호텔건설을 위한 굴착공사를 하고 현장에서 굵은 호스로 많은 물을 퍼내는 것을 발견, 석촌 호 물이 땅 밑으로 스며 공사현장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4월 롯데 측에 차수시설을 하도록 지시했다.
서울시는 이일대가 원래 잠실구획 정리사업을 하기 전에는 모두 모래로 된 강바닥이었으며 이 때문에 호수 물이 모래 틈을 통해 호수 수면보다 더 낮은 굴착 공사장으로 빠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 측 주장=이에 대해 롯데는 『어느 곳이나 땅을 파면 지하수가 나오게 마련이며 이곳도 역시 지하수의 일종일 뿐 석촌 호 물이 빠지는 것이 아니다.』 고 맞서고 있다. 롯데는 또 작년 말 이후 비가 적게 내려 호수 물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현장=물이 새어나오는 곳은 관광유통단지 지하실 공사장으로 지표에서 약15m지점. 이 가운데서도 특히 호수와 도로로 점한 남쪽 부분에서 물이 많이 솟아 4인치 짜리 호스6개로 세 군데에서 물을 퍼내 하수구로 버리고 있다.
롯데는 작년8월 서울시로부터 굴토 허가를 받아 지하실을 앉히기 위한 굴착공사에 착수했으며 현재는 굴착을 끝내고 본 건물공사에 들어갔다.
롯데는 서울시가 지난 4월말 재차 방수시설을 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6월까지 호수 쪽을 중심으로 콘크리트옹벽을 둘러쳤으나 요즘도 하루 1천여t씩 물을 퍼내고 있다.
◇관광유통단지=대지 3만8천7백인 평에 백화점2개·호텔· 스포츠센터·레저시설 등 연건평 13만2천 평의 대형건물을 짓는 것으로 6월3일 서울시로부터 정식으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롯데는 이 사업에 5천2백억 원을 들여 정년 말까지 완공, 올림픽에 대비해 개강할 계획이다.

<양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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