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지하철역 주변 주차 광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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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하철 이용 승객을 늘리고 차량의 도심 진입을 억제하기 위해 만든 지하철역 주변의 주차광장(역세권 주차장)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주차장이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 텅텅 비어 있는가 하면, 일부 주차장은 노점상과 포장마차가 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시는 작년10월 지하철3, 4호선 완전개통을 전후해 2호선 성내역 등 12개 지하철역 주변에 1천6백10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주차 광장을 마련, 성내역을 뺀 11개 주차장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으나 하루평균 주차규모의 20%도 안 되는 3백여 대 차량만이 이용하고있다.
그나마 이들 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는 차량들도 지하철을 타는 승객들의 차량보다는 인근 사무실이나 주민들의 차량이 더 많은 실정.
서울시가 이들 주차장을 유료화하기 위해 우선 시범적으로 주차요금(30분당 2백원)을 받고 있는 성내역 주차장의 경우 2백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곳에 하루 평균 40여대가 이용하고 있다.
나머지 공터는 낮에는 부근 아파트와 지하철 승객을 상대로 과일과 생필품을 파는 노점상들이, 밤에는 포장마차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주차장 관리인 신광범씨(29)는 『성내역의 경우 강남인데다 시내와 거리가 멀어 그래도 이용객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무료로 운영되고있는 11개 주차장중 규모가 가장 큰 동작 주차광장의 경우 4백대가 동시에 주차할 수 있으나 12일 낮 지방관광버스 5대와 한낮에 휴식을 춰하는 택시 5대가 서있을 뿐이었다.
백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양재역 옆 주차장에도 성남행택시 4대만 서있을 뿐 텅 비어 있었다.
이처럼 지하철 역세권 주차장이 제구실을 못하는 것은 ▲대부분 인근의 주차 수요를 생각하지 않고 공터만 있다고 주차장을 만드는 등 입지선정이 잘못됐고 ▲계몽이 덜 된데다 ▲자가 운전자들도 차를 주차하고 지하철로 갈아타지 않고 직접 몰고 시내로 들어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당초 역세권 주차장을 늘리려던 계획을 축소, 올해에는 사당·대림역 주변에 만 짓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내 지하철역 주변 주차장은 다음과 같다. (괄호 안은 주차가능 차량대수)
▲성내(2백) ▲길음(60)▲문래(50) ▲옥수(1백50) ▲양재(2백) ▲홍제(2백) ▲동작(4백) ▲삼각지(1백) ▲압구정(50) ▲독립문(50) ▲당산(1백) ▲창동(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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