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선거 요구|반정 유혈시위|파키스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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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슬라마바드AP·로이터=연합】파키스탄 인민당(PPP)을 비롯한 반정부세력 수 만 명은 군사쿠데타 9주년 기념일인 5일 전국 각지에서 「지아·한하크」대통령의 즉각 하야와 민주선거실시를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시위를 벌였다.
「블랙 데이」라고 명명된 이날 시위도중 카라치 북쪽 1백60㎞지점의 탄도 모하마드칸 읍에서는 경찰의 발포로 1명이 죽고 4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반정부 세력들은 이날 「베나지르·부토」(33)여사가 이끄는 PPP의 반정부 시위호소에 호응, 수도 카라치를 비롯한 전국 70여개의 중소도시에서 일제히 반정부시위에 나서 미국국기와 「지아」대통령의 초상화를 불태웠다.
「부토」여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위에 참여한 군중수가 기대를 넘어선 것이었다고 평가하고 「지아」대통령을 선거를 통해 제거하기 위한 단계적 방안으로 오는 8월14일 「선거요구의 날」시위를 벌일 것이며 이날은 「지아」대통령이 집권자로서 맞는 마지막 8월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아」대통령은 「부토」여사의 반정부시위가 소련과 리비아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고 비난하고 그녀가 주도하는 반정부활동은 폭력에 호소하지 않는 한 곧 열기가 식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와 관련, 파키스탄 보안군은 전국에 걸쳐 비상사태에 돌입했으며 카라치에서는 중무장한 시위진압경찰이 트럭에 분승, 시내 일원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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