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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퇴테크] '부동산' 펀드로 안정적 투자해볼까

중앙일보

입력

반퇴세대에게 재테크 우선 순위는 안정성이다. 원금을 까먹으면 회복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렇다고 예금을 고집하자니 수익률이 1%대에 그친다. 원금을 까먹지는 않겠지만 원금이 불어나는 것도 더디다.

그래서 눈을 돌리는 곳이 부동산이다. 지금까지 한국 부동산 시장에선 등락은 있어도 급락은 없었다. 투자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다. 다만,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 돈이다. 개인이 손 대기엔 워낙 비싸다.

이런 제약을 극복한 수단이 펀드다. ‘푼돈’을 모아 ‘목돈’을 만들어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 올 상반기 말 현재 부동산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40조1000억원이다. 2006년(4조2000억원)과 비교해 10배 성장했다.

최근엔 ‘절대 까먹으면 안 되는 돈’인 퇴직연금에도 부동산 펀드가 들어갔다. 한화자산운용이 지난달 말 내놓은 확정급여(DB)형 전용 ‘한화K마스터리스부동산펀드’는 판매 7일 만에 목표금액(1200억원)을 채웠다. 2011~2015년 연평균 3.08%(5대 은행 기준)이던 수익률이 지난 1분기 1.72%까지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 펀드가 목표로 하는 3% 수익률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최순주 한화자산운용 연금파트장은 “건물의 70%는 KT가 사용하고, 임차 계약은 펀드 만기(5년)보다 긴 10년”이라며 “월세가 밀리거나 부도나는 최악의 경우라도 최우선 담보권을 설정해 원금 손실 우려를 최소화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워낙 금리가 낮다 보니 부동산을 기초로 한 대체투자가 관심받고 있는 것 같다”며 “오는 21일쯤 개인들도 투자할 수 있는 확정기여(DC)형 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쉬운 점은 부동산 펀드의 대부분이 ‘사모형’이라는 점이다.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설립 절차가 복잡한 공모형과 달리 사모형은 설립 후 금융감독원에 신고만 하면 된다. 투자할 수 있는 물건은 제한적이고 자금은 풍부한 상황에서 돈을 빨리 모을 수 있는 사모형이 경쟁력이 높다. 상반기 말 현재 사모 부동산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39조2000억원. 공모 펀드는 9000억원에 그친다.

때문에 공모 부동산 펀드는 리츠(REITs, 부동산 투자회사) 시장이 발달한 해외가 중심이다. 30여 개에 불과한 공모 부동산 펀드 가운데 여러 개의 리츠를 편입한 재간접펀드는 20개가 넘는다.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펀드평가사 FN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글로벌리츠재간접펀드는 평균 6%의 수익을 올렸다. 3년 수익률은 37%다.

최근엔 국내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길도 넓어지고 있다. 지난 7월 4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 실물에 투자하는 공모 부동산 펀드가 나왔다. 서울 중구 명동 인근에 있는 티마크그랜드 호텔에 투자한다. 최소 5.5%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600억원 규모의 펀드인데, 모집 당일 완판됐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서울 중구 퍼시픽타워에 투자하는 펀드를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박신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연내 사모 부동산 펀드를 편입한 공모 재간접 펀드가 출시되면서 개인들도 쉽게 대체투자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펀드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작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없는 건 아니다. 황규안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말 현재 서울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8.3%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2분기 0.8%와 비교하면 매우 높다”며 “높은 공실률로 임대료가 수년 째 정체 상태에 있으면서 투자 수익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높은 수익률에 안정적인 물건이라면 왜 기관이 돈을 안 넣고 일반인 돈을 받겠느냐”며 “공모 부동산 펀드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시장에 그만큼 괜찮은 물건이 없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투자신탁3’는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단지 파이시티에 투자했다가 개발이 차질을 빚으면서 연초 이후 수익률이 -33%로 고꾸라졌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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