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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을 깬 54년 서독 우승 패전국민에 용기 심어 줘-월드컵 역사 56년에 얽힌 얘기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월드컵축구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결승전은 「진짜 월드컵」으로 불리고 있다.
따라서 정상의 영광을 다투는 최종 결승전에서는 짜릿한 명승부가 전개된다.
월드컵역사 56년.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 결승도 마찬가지였다.
팬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역대대회 결승전의 멋진 승부와 거기서 탄생된 「마라도나」이전의 축구 왕들을 돌아보면-.
▲50년 제4회 브라질대회=예선 1차 리그에서 축구종주국 영국이 미국에 1-0으로 패하는 이변에 이어 주최국 브라질이 23만 홈팀 관중 앞에서 예상을 뒤엎고 우루과이에 2-1로 역전패, 리오데자네이로 시가 죽음의 거리로 돌변했다.
4개국의 결승리그에서 브라질은 스웨덴을 7-1, 스페인을 6-1로 크게 이긴 반면 우루과이는 스페인과 2-2로 비기고 스웨덴에 3-2로 신승, 관중들은 브라질이 이길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었다.
▲54년 제5회 스위스대회=「환상의 팀」헝가리가 크게 위세를 떨친 대회였다.
전설적인 득점기계 「프스카스」가 버티고 있던 헝가리는 당시 세계 최강의 팀으로 파죽지세로 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예선 때 헝가리에 8-3으로 대패했던 서독이 뜻밖에 3-2로 승리, 패전 독일국민들에게 값진 용기와 프라이드를 심어주었다.
▲58년 제6회 스웨덴대회=남미대륙의 브라질이 유럽대륙에 원정, 첫 우승을 따냈다.
브라질은 「가린시아」「산토스」등 희대의 축구 스타와 16세 소년 「펠레」가 합세, 홈팀 스웨덴을 월드컵 결승전 사상 가장 많은 골인 5-2로 격파했다.
▲66년 제8회 잉글랜드 대회=잉글랜드가 「보비·찰튼」이라는 영웅을 탄생시키며 서독을 연장전 끝에 4-2로 꺾었다.
잉글랜드는 홈팀의 잇점을 최대한 살려 심판판정의 덕도 보면서 축구종주국의 외세를 드높였다.
▲70년 제9회 멕시코대회=「펠레」의 브라질이 이탈리아를 4-1로 누르고 월드컵 3연패를 이룩, 「줄리메」컵을 영구 보관케 됐다.
▲74년 제10회 서독대회=「뷜러」(공격) 「베켄바워」(수비) 「마이어」(GK)등 세명의 히어로를 거느린 서독이 당시 전원공격·전원수비의 토틀 사커를 구사하던 유럽 최강 네덜란드를 2-1로 꺾고 우승했다.
그러나 준우승한 네덜란드의 날으는 준족 「요한·크루이프」는 전세계의 갈채를 한 몸에 받았다.
「크루이프」가 이끈 토틀 사커는 이때 「미래축구의 개막」이라 불릴 정도로 힘차고 화려한 것이었다.
▲82년 제12회 스페인대회=예선전 3무승부 끝에 골 득실차로 간신히 2차 리그에 오른 이탈리아가 아르헨티나(2-1) 브라질(3-2)을 연파한 뒤 준결승에서 폴란드(2-0)마저 꺾고 결승에서도 서독에 3-1로 압승했다.
뇌물수수 스캔들로 2년간이나 발이 묶였다가 대회 개막직전 물려난 「파울로·로시」는 결정적 고비마다 소나기 골을 퍼부어 최우수선수·득점왕(6골)을 차지하며 「이탈리아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김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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