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제국, 토종 우완 최다승으로 우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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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우완 류제국(33)이 호투로 팀의 5강 경쟁에 힘을 실었다.

류제국은 요즘 LG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다. 최근 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2승을 따냈다. 에이스 소사가 부진하고 허프와 우규민이 잇따라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유일하게 믿을 구석이다. 양상문 LG 감독도 "류제국이 흔들려도 걱정하지 않는다"며 신뢰를 보냈다.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전에서도 류제국의 쾌투가 이어졌다. 1·2회를 가볍게 삼자범퇴로 처리한 류제국은 3회 1사 뒤 김하성에게 큼지막한 2루타를 허용했지만 임병욱과 서건창을 범타로 돌려세웠다. 4회에도 볼넷 하나만 내줬다. LG 타선은 1회 3점, 4회 1점을 뽑으며 류제국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유일한 위기는 5회였다. 선두타자 이택근에게 볼넷을 줬고, 1사 뒤 김하성에게 유격수 키를 넘는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대타 대니 돈과 서건창을 각각 유격수 뜬공과 1루 땅볼로 잡아내 무실점했다. 류제국은 6회 선두타자 고종욱에게 내야안타를 맞았지만 채태인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윤석민을 상대로 6-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6이닝 3피안타·3볼넷·4탈삼진 무실점. LG가 11-0으로 이기면서 류제국은 시즌 11승째(10패)를 거뒀다. 지난달 26일 넥센전(7이닝 6피안타·1실점)처럼 이번에도 커브(20개)가 위력을 발휘했다. 류제국은 윤성환(삼성·10승)을 따돌리고 토종 우완 중 가장 많은 승리를 따낸 투수가 됐다.

이날 승리로 LG 역시 가을 야구를 향한 질주를 이어갔다. 3연패 뒤 2연승을 달린 6위 LG는 5위(KIA)와 승차를 1경기까지 좁혔다. 4위 SK와는 1.5경기 차. LG 이병규(등번호 7)는 5-0으로 앞선 7회 말 넥센 최원태를 상대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포를 때렸다. 7월20일 고척 넥센전 이후 49일 만에 기록한 시즌 7호 홈런. 다음은 류제국과의 1문1답.

-승리 소감은.
"포수 유강남이 고생했다. 블로킹과 리드가 모두 좋았다. 본인이 자신있는 사인을 내줘서 잘 던질 수 있었다. 5이닝만 무실점으로 막자는 생각이었다. 요즘엔 거의 그런 생각이다. 내가 5이닝 동안 최소실점하면 팀이 이길 수 있다."

-오늘도 커브를 많이 활용했다.
"커브 제구가 잘 되고 있어서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수월하게 던지고 있다. 이닝을 소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요즘 투심을 거의 던지지 않는다. 오른손타자에게 불필요하게 몸맞는 공을 줘서다. 몸쪽으로 깊숙하게 던지는 건 자신이 있기 때문에 투심을 쓰지 않고 있다."

-분위기가 좋다.
"오늘 경기 전 (오)지환이가 '형이 선발일 때 좋다'고 하더라. 경기를 준비할 때 음악을 트는데 나도 야수들도 기분이 올라가서 좋은 효과가 나는 것 같다. 다른 선발투수들에게도 권하고 있다."

-김인식 WBC 감독이 대표팀 승선 가능성을 언급했다.
"기사를 봤다. 하지만 부담은 없다. 팀이 중요한 때라 그걸 생각할 여유가 없다. 시즌이 먼저다."

잠실=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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