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화편지」를 막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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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일부 운동권대학생들이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반미감정을 유발하고 사회적 대립을 조강하는 편지를 보내는 운동을 벌이자 문교·시교위 당국과 경찰·학교들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최열곤 서울시교육감은 25일상오 안세희 연세대총장에게 『대학측에서 대학생들을 설득해줄 것』을 전화로 요청하는 한편 관내 7개교육구청 중등계장회의를 긴급 소집, 「가정통신문」을 보내도록 했다.
경찰도 26일부터 각 대학측과 함께 편지발송과 수신의 봉쇄작업에 들어갔다.
◇시교위=최교육감은 안총장과의 전화에서 『대학생들이 상식밖의 내용을 담은 유인물을 아직 판단력이 모자란 중·고교생들에게 보내는 것은 과거에 볼수 없었던 새로운 양상으로 매우 우려할 일』이라고 말하고 『대학당국이 총학생회 간부 등 운동권 학생들을 설득, 편지발송을 취소케 해줄 것』을 요청했다.
시교위는 이와함께 25일 상오 소집한 관내 7개교육구청 중등계장회의에서 각 학교별로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는 한편 학생들에게는 특별교육을 실시, 편지를 받더라도 동요되는 일이 없이 담임교사에게 즉각 신고토록 했다.
◇대학=연세대는 25일 상오학생처 직원 등을 동원, 학생회사무실과 서클룸 등을 점검, 편지에 넣을 유인물 4백장을 찾아내 상오11시쯤 불태웠다.
학교측은 또 학생회간부들을 설득, 편지보내기 운동을 중단할 것을 종용했으나 학생들은 이를 거부했다. 총학생회 간부등 2백여명은 이날 낮12시30분쯤 연대민주광장에서 50분동안 「편지보내기 운동 발대식」을 가졌다.
◇중·고교=서울 중경고는 25일 종례시간에 가정통신문을 나눠주고 편지를 받았을때는 담임교사에게 즉각 알리도록 당부했다.
가정통신문은 『자녀들의 우편물에 관심을 가져주고 「문제편지」를 받게되면 학부모들의 경험과 지식을 동원, 잘못된 점을 깨우쳐주고 동요하지 않도록 이끌어달라』는 내용으로 돼있다.
서울경기고교는 26일 7교시에 교내 VCR시설을 이용, 반공특별교육을 실시키로 했으며 서라벌고교는 이날 아침 조회시간에 특별교육을 실시했다.
◇경찰=서울시경은 25일 각 대학과 협조, 운동권학생의 유인물제작과 발송을 사전에 봉쇄하고 각 우체국과 시내에 산재한 우체통 주변의 검문검색을 강화, 대학생들이 개별적으로 발송하는 것을 막도록 산하경찰서에 긴급 지시했다.
이에따라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25일하오 연세대 정문부근에서 하교길의 학생들을 검문검색, 우송용 편지 17통을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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