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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무관심...아주 경기 큰 걱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전국체전은 기록향상을 위한 선수들의 줄기찬 도전, 향로의 명예를 건 시도간의 뜨거운 경쟁과는 달리 경기장에 관중이 없어 쓸쓸하기만 하다.
스포츠의 기본종목인 육상의 경우 하루평균 7∼8백 명의 관중이 7만수용의 메인 스타디움을 지키는 정도이며 체조·역도등 대부분의경기장은 관중이 5백 명에 미달한다.
인기 있다는 배구·농구·축구 등 구기종목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시민들의 무관심은 좀처럼 흥분할 줄 모르는 서울의 냉랭한 표정을 비쳐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한 마디로 스포츠에 대한 몰이해, 인식부족으로 경기를 즐길 줄 모른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월드컵축구나 프로야구 같은 인기 있는 이벤트에는 열을 올리지만 육상·수영·체조 등 기본경기에는 아예 흥미조차 느끼지 못하는 점이 선진국과의 차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상태에서 86·88 두 대회가 시민들의 호응과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체육인들은 개탄한다.
서울의 경우는 지방과 달리 학생동원이 없는 데다 일반시민들도 바쁜 생활 속에 여가가 부족한 것이 사실. 가뜩이나 홍보부족으로 최근 개강한 서울대체육관(탁구), 한양대체육관 (배구) 등은 인근주민들조차 체전이 열리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이며 미사리 조정경기장·성대체육관 (태권도)·새마을체육관 (배드민턴)·보라매공원 (양궁)은 거리가 워낙 벌어 외면당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수영과 복싱·사이클경기장에는 2천∼3천 명의 관중이 몰려 대조를 보였다.
특히 야간경기를 벌인 사이클의 경우는 퇴근한 인근주민들이 올림픽 공원구경과 함께 사이클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대거 몰려들어 선수들과 사이클관계자들을 즐겁게 했다.
경기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와 임원들은 『관중들이 없기 때문에 선수들이 경기에서 신이 나지 않는다. 스포츠에서 관중 없는 경기는 생각할 수도 없다』면서 『다가오는 아시안게임에서도 이처럼 서울 시민들이 무관심하다면 한국 스포츠의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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