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차로 이겨야 본전…믿는다 ‘지·구 특공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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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공격 콤비 지동원과 구자철(왼쪽)이 5일 비공개 팀 훈련에 앞서 전술을 설명하는 슈틸리케 감독을 바라보고 있다. [세렘반(말레이시아)=뉴시스]

‘손(孫)’ 없는 한국축구대표팀에 ‘지·구 특공대’가 뜬다.

JTBC, 오후 9시 시리아전 단독 중계
시리아, 내전 탓 잔여경기 포기 검토
몰수패 땐 다른 팀들 3-0 승리 챙겨
한국 큰 점수 차로 승리해야 유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8위 한국은 6일 오후 9시 말레이시아 세렘반의 툰쿠 압둘 라만 스타디움에서 시리아(105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JTBC 중계)을 치른다. 지난 1일 중국과의 1차전에서 3-2로 승리한 한국은 A조 최약체 시리아를 상대로 다득점 승리를 노린다. 내전 때문에 홈 5경기를 제3국에서 치르기로 한 시리아는 자금난으로 인해 최종예선 중도 포기를 심각하게 검토 중이다. 시리아가 기권하면 FIFA 규정상 잔여 경기는 모두 0-3 몰수패로 처리된다. 우리가 시리아에 한두 골 차로 승리할 경우 오히려 골득실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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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앞둔 울리 슈틸리케(62·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다. ‘에이스’ 손흥민(24·토트넘)이 월드컵 최종예선 2연전 중 중국과의 첫 경기만 뛰고 소속팀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이 볼프스부르크(독일)로 이적할 경우 시리아전까지 뛰는 걸로 (볼프스부르크와) 사전 조율했지만 이적이 무산돼 없던 일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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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공백을 메울 주인공으로는 ‘지·구 특공대’ 지동원(25)과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이 꼽힌다. 두 선수는 중국전에서 1골(구자철)과 2도움(지동원)을 기록하며 물오른 경기 감각을 뽐냈다. 두 선수는 지난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 당시 9골을 합작하며 ‘아시아 최고 공격 콤비’로 명성을 떨쳤다.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이 5골을 넣었고 최전방 공격수 지동원이 4골을 성공시켰다. 서로 자리를 바꿔가며 활발하게 상대 수비를 공략하는 두 선수에게 축구팬들은 ‘지·구 특공대’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이번 대표팀에는 확고한 최전방 공격수가 없기에 소속팀·대표팀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둘의 조합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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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특공대’와 함께 이재성(24·전북 현대)과 막내 황희찬(20·잘츠부르크)도 주목할 만 하다. 이재성은 측면·중앙을 모두 소화할 수 있고, 수비력도 겸비한 선수다. 최근 유럽 이적시장에서 토트넘, 레스터시티(이상 잉글랜드), 베르더 브레멘(독일) 등이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이재성은 “공격수들도 실점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전에서 A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황희찬도 시리아전에서 득점을 노린다. 한 위원은 “이재성의 날카로운 왼발과 황희찬의 저돌적인 돌파 능력은 밀집 수비로 나올 시리아를 흔들 수 있는 무기”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침투 패스로 수비 허물 것”

슈틸리케 감독은 5일 열린 시리아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8위(한국)와 105위(시리아)의 대결”이라면서 “중국과의 1차전(3-2승)에서 어렵게 이긴 경험을 잊지 않고 끝까지 집중해 반드시 이기겠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가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1차전(시리아 0-1패)에서 볼 점유율을 48%나 가져갔다”면서 “우리와의 경기에서도 중국보다 공격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공격수들이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 때 패스가 잘 이뤄져야 한다. 기성용·구자철·권창훈 등 침투패스에 능한 선수들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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