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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미분양|내집 마련 실수요자에겐 호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미분양 아파트가 갈수록 쌓여가고 있다.
주택건설업체들로서는 자금회전이 안돼 이만저만 골치 아픈 것이 아니지만 내 집 마련을 생각하는 실수요자들로서는 그만큼 선택의 폭도 넓고 종전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구입, 새집에 즉시 입주할 수 있어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전국에는 현재 인천·부산·대전·안양·대구등을 중심으로 7천2백19가구(4월말현재)의 미분양 민간 아파트들이 있다. 서울에도 방학동과 화곡동등에 주인을 기다리는 아파트가 적잖이 있다.
이 같은 미분양 아파트들은 다 나름대로 까닭이 있어 아직껏 말리지 않는 것이겠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바닥권에 침체되어 있는 부동산 경기가 깨어날 줄 모른다 는것.
따라서 아파트 자체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입주자들로서는 미분양아파트를 마련함으로써 몇가지 이득을 얻을 수도 있다.
가장 큰 이점은 역시 분양업체들이 알선해주는 은행융자가 종전보다 늘어났다는 점이다. 부산시거제동 한양아파트의 경우 분양가 6천5백7만원인 52평형이 은행융자 3천만원을, 분양가 5천31만원인41평형은 은행융자 2천만원을 각각 끼고 있는 조건이다.
다만 장기융자는 아니고 2년 거치 후 일시불 상환에 년이11.5%의 조건이지만 분양가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은행융자란 상당한 매력이 아닐 수 없다.
라이프주택의 서울 화곡동아파트의 경우 분양가 5천7백만∼5천8백만원인 42∼43평형에 은행융자 1천5백만원의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이 역시 1년만기 일시상환에 연리 11.5%의 조건인데 업체측에서는 1년 후에 가서 대출기간을 「연장」할수도 있음을 내세우고 있다.
이밖에 어느 업체의 아파트건 대개 가구당 5백만∼6백50만원까지의 융자를 받고 살수 있다. 이처럼 융자지원규모가 비교적 적은것은 대개 20년 분할상환조건인 융자은 장기융자이므로 나름대로 강점이 있다.
이 같은 융자혜택외에 일부업체는 기간이 오래 지난 아파트를 전세로 내놓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대개 1년간만 계약을 하고 그 동안 분양신청자를 찾아 분양하게 되므로 입주자로서는 일단 전세를 들었다가 1년 후에 은행융자를 끼어 짐을 사는 방법도 생각해 봄직하다.
그 같은 방법은 큰 자금부담 없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다.
또 미분양 아파트가 워낙 많다보니 같은 아파트 단지내에 같은 업체가 시공한 같은 평수의 아파트인데도 준공일자에 따라 값이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인천시 부평동 동아건설아파트의 경우 같은 28평형인데 지난해 8월에 분양됐던 것은 분양가가 2천8백90만원, 올 4월에 분양된 것은 2천9백76만원으로 값 차이가 86만원이나 된다.
이처럼 비록 미분양 아파트라 하더라도 자재비·인건비상승등에 따라 해마다 분양가는 조금씩 오르게 마련이므로 실수요자들은 내 집 마련의 시기를 잘 생각해 보아야한다.
미분양 아파트를 사게 되면 「재당첨금지」의 제약을 받지 않으며, 또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에 비해 슈퍼마킷등 생활편익 시설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어 편하다는 이점도 있다. <김수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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