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지 사찰 외부 발굴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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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전북 익산국 금마면 기양리 백제시대의 대찰 미륵사지를 10개년 계획으로 발굴하고 있는 문화재연구소 발굴조사단은 80년부터 84년까지 사찰 내부를 발굴한데 이어 올해부터 사찰 외부지역에 대한 본격 발굴에 나서고 있다.
사찰 외곽에 대한 조사는 사역 북쪽 지역의 후대 건물지, 서쪽의 건물지, 남쪽의 사찰남문지, 동쪽의 부도가 발견되는 지역으로 분류해 진행되고 있다.
북쪽 지역은 미륵사지에서 1백m쯤 떨어진 곳으로 발굴조사단은『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는 사자사의 확인에 대한 기대를 가졌으나 고려·조선 초기의 유구들이 나옴으로써 그러한 기대는 충족되지 못했다.『삼국유사』에는 백제 무왕이 왕비와 함께 사자사로 가다가 연못을 발견하고 왕비의 원에 의해 연못을 메우고 절을 지었다는 기록이 있다.
서쪽 지역에서는 6개의 건물지와 배수로를 밝혀 내고 기와·청자·상감청자·항사자상 조각·청동제 접시·청동제 종조각·「태평흥국오년」의 글이 쓰여진 기와 조각 등 6백여 점이 발견되었다.
발굴조사단은 이지역이 출토 유물로 보아 고려 초기부터 13세기 말까지 건물터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역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88년부터 동쪽 지역을 발굴한다.
동쪽 지역에서는 부도(사리탑)의 흔적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발굴조사단은 지역의 발굴이 진행됨에 따라 미늑사와 관련된 승려들에 대한 기록 등이 발견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남쪽 지역은 89년에 발굴이 계획되고 있다. 남쪽 지역에서 발견해야 할 것으로는 절의 관문인 남문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히고 있다. 지금은 일주문의 형태가 많으나 옛 절은 절의 입구에 남문이라는 큰 문을 가졌으며 절의 경내는 이 남문으로부터 시작된다.
남쪽에서는 또 연못으로 보이는 터가 나와 발굴조사단은 연못 호안의 원모습을 확정짓고 그 내부에 대한 발굴을 계획하고 있다. 발굴조사단은 연못을 2m 정도까지 파 내려가 호안을 따라 발굴할 때 많은 유물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남쪽에서는 또 미륵사의 중앙 통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미륵사 외곽지역에 대한 발굴은 유물·유구에 대한 조사와 함께 큰 절을 중심으로 한 생활권을 확인해 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참고·인근 주거지 등 절 외부의 모습이 확인될 수 있다.
이 같은 외곽 조사가 끝나면 목탑과 두개의 석탑 등 3개의 탑을 가지고 3개의 금당을 가진 독특한 형태의 백제 대찰 내·외부 전모가 밝혀지게 된다. 또 발굴 결과에 따라 백제의 익산 천도설에 대한 연구도 진척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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