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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고희전 여는 장욱진화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서양화단의 원로 장욱진화백이 고희를 맞아 작품전 (12∼19일·국제화랑)을 연다.
이번 전시작품은 수안보에서 6년만에 돌아와 술·담배를 끊고 투병생활을 하면서 그린 작품들이다.
『지난해는 부산해운대에서 겨울을 났읍니다. 50일 동안의 작업으로 몇 년 논 것을 상쇄했지요. 전에는 한 두점 그리다 막히면 푼다고 술을 마셔 댔지만 이번엔 일로 풀었습니다. 』
장화백은 이번에 유화12, 드로잉10, 스케치7, 먹그림13점등 모두40여 점의 작품을 다양하게 내놓는다.
『옛날화가들도 일하다 막히면 데생을 했지요. 그래 나도 그림을 풀어나가려고 데생을 많이 했읍니다. 그림의 근원은 하얀 것과 까만 것이지요. 공자도 그림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림 그리는 일은 하얀 바탕이 있은 후에 이루어진다」 (회사후소)고 강조했읍니다. 78년부터 먹그림을 그렸더니 이제 붓이 마음대로 움직여요. 잘못하면 교통사고가 날 정도입니다. 』
장화백은 지금 서울대병원 9211호에 입원중이다.
『술·담배를 끊었더니 신경질이 나 혈압이 2백까지 올랐어요. 혈압을 조절하고 기관지염도 다스리려고 한20일째 병원신세를 지고 있읍니다. 의사 말만 들으면 금방 큰일이 날 것 같지만 난 중병으로 생각지 않아요. 기계가 좀 헐어서 일어나는 현상이려니 하지요. 』
장화백은 전시회와 치료가 끝나면 6월말께 서울을 떠나 신갈에 정착한다. 『갑오 (1894) 년에 지은 농가 한 채 (대지 2백20평, 건평 20평) 를 사들여 부엌과 변소만 고쳐 이사가는 겁니다』-. 장화백은『그림은 움켜쥐고 있으면 안돼요. 바람도 쐬고 비평도 받아들여야 해요』라고 말하면서『옆에서 보고 이렇다 저렇다 하는 소리를 들으려고 전시회를 열었다』고 덧붙였다. <이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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