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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빗장수비를 풀어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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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멕시코시티=박군배 특파원】16강 진출을 위해 양 팀 모두 결코 놓칠 수 없는 한판 승부인 한국-이탈리아의 A조예선 최종전은 이번 대회 사상 유례 없는 공격전의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상오 3시(한국시간) 푸에블라시 구아떼목 경기장에서 벌어질 이탈리아와의 일전에서 이길 경우 16강 진출이 확정되는 한국팀은 비록 희박하기는 하지만 구원의 가능성을 앞에 두고 새로운 의욕과 투지에 넘쳐 있다.
반면 불가리아·아르헨티나에 연거푸 비겨 챔피언국으로서의 체면을 다소 구긴 이탈리아는 만약 한국에 패할 경우 예선 탈락의 치욕을 감수해야 하므로 그 여느 때보다 크게 긴장하고 있다.
반드시 이겨야 할 입장 때문에 양 팀 감독들은 템포를 늦추기 않고 초반부터 치열한 공격 플레이를 감행할 것이 확실하다.
한국팀은 7일 상오 멕시코시티를 떠나 경기 장소인 푸에블라시에 도착, 미션호텔에 여장을 풀고 가까운 연습장을 찾아 1시간 가량 가볍게 워밍업을 가졌다.
김정남 감독은『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움츠리지 않고 초반부터 공격으로 맞서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이탈리아는 아르헨티나에 결코 뒤지지 않는 강팀이다. 모든 면에서 한국팀을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한국 선수들은 불가리아와의 선전으로 사기가 충천, 상승무드를 타고 있으며 승부의 세계에서는 의외의 결과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실력의 1백%를 발휘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털어놓았다.
한국팀의 기본 전략은 4-3-3 포메이션.
불가리아전의 스타팅 멤버를 주축으로 하되 수훈의 김종부가 초반부터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김종부와 차범근이 공격진 중앙을 맡게 되면 4-2-4 대형과 비슷한 형태를 띠게 될 지도 모르나 발빠른 김주성이 링커를 겸한 공격수이므로 전형은 4-3-3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몸싸움에 약한 최순호는 여전히 제외될 공산이 크며 링커진에 재간꾼 이태호가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또 불가리아 대전에서 펀칭미스를 범했던 GK 오연교는 발동이 늦게 걸려 초반 실점이 많으므로 노련한 조병득과 교체될지도 모른다.
역시 푸에블라시에서 훈련 중인 이탈리아팀의「베아르조」 감독도『어떤 댓가를 치르든지 한국은 잡아야 한다』면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공격대형은 역시 전통적인 4-4-2가 될 것으로 보이나 FW「알토벨리」「갈데리시」등에다 MF「콘티」「나폴리」「제나로」등이 가세한 공격진의 무차별 공세가 위협을 줄 것이다.
이들을 차단하는 한편「카브리니」를 주축으로 한 철통 수비벽을 뚫기 위해서 한국팀으로서는 전원 공격 전원 수비와 마찬가지의 엄청난 체력전을 각오해야만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팀의 명수비수「베르고미」는 경고 2회를 받아 대한국전에 출전치 못하게 된 것이 그나마 위안을 주고 있으며「롯시」도 결장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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