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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도 거뜬히 뚫은 산학협력 모델 ‘LINC’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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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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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후 서강대 블루카이트 사무실에서 장병호 수석연구원(왼쪽)이 학생들에게 인천대교에 설치될 LED 조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서강대]

미국 메이저리그의 시애틀 매리너스 구단은 2014년 12월 홈구장의 주 조명 587개를 한국산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했다. 그동안 사용해온 미국산 메탈 할로이드 전구에 비해 40% 이상 밝고 유지비는 60% 적게 들기 때문이다. 눈부심이 적어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고 초고화질 방송(UHD) 중계시에도 화면 떨림 현상이 없다. 뉴욕 양키스도 홈구장 조명을 같은 제품으로 교체했다.

정부 올 57개 대학에 2240억 지원
LED조명·썩는 플라스틱 등 성과
작년 대학의 기술 이전 수입 300억

이 LED는 산학협력선도대학(LINC·leaders in industry university cooperation)인 서강대가 이동통신업체 KMW와 공동개발한 제품이다. 이들은 2014년 ‘블루카이트’라는 기술벤처를 공동설립했다. 설립 첫해엔 38억원, 지난해엔 12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블루카이트는 올 3월엔 평창 동계올림픽 스키점프·크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 3개 경기장의 LED 설치공사를 160억원에 따냈다. 정옥현 서강미래기술원장은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니 연구 성과도 좋고 학생들의 교육실습 기회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산학협력을 통해 교육 시스템을 바꾸고 기업을 발전시키는 LINC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대학은 산업계에 필요한 기술 인력을 양성하고, 기업은 대학의 수준 높은 연구를 공유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생긴다. 산학협력 우수대학과 기업의 공동 연구, 학생 교육을 지원하는 LINC 사업은 2012년 시작됐다.

올해 정부는 57개 대학에 2240억원을 지원했다. 이상돈 교육부 산학협력정책과장은 “LINC 사업이 도입된 뒤 현장 실습 이수 학생 수는 2012년 1만9616명에서 2015년 3만9675명으로, 대학의 기술이전 수입은 같은 기간 151억원에서 295억원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가톨릭대는 2013년 친환경 제품 제조업체 콘프라테크와 산학협력을 시작했다. 유영선 생명공학과 교수가 개발한 ‘썩는 플라스틱(바이오플라스틱)’을 가공해 생활용품을 만들었다. 자연 상태에서 부패되고, 태워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기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다. 유 교수는 “기존 플라스틱과 원가 차이도 크지 않아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썩는 플라스틱’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콘프라테크는 산학협력 이전인 2012년 매출이 9억8300만원에 머물렀으나 지난해는 47억980만원으로 급증했다.

가톨릭대 출신 학생의 신입채용 인원도 2013년 8명에서 2014년 18명, 2015년 26명으로 해마다 늘었다. 현재 유 교수는 비닐 랩 제조업체와 함께 ‘썩는 랩(바이오랩)’ 제품도 개발 중이다.

조만간 미국과 호주, 중동에 진출하려 한다. 교육부는 이 같은 LINC 사업을 한층 업그레이드 한 ‘LINC+’ 사업을 내년부터 시행한다. 공학 중심으로 이뤄졌던 산학협력 분야를 문화·예술·서비스 분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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