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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순대외채권 3578억 달러 ‘사상최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의 순대외채권 규모가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단기외채 비중이 느는 등 빚의 질은 다소 나빠졌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16년 6월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한국의 대외채권은 7495억 달러로 전 분기(3월 말)에 비해 188억 달러 늘었다. 대외채무(총 외채)는 3918억 달러로 25억 달러 증가했다. 이에 따라 외국에서 받을 채권과 갚아야 할 채무와의 차이를 나타내는 순대외채권 규모는 3578억 달러로 전 분기보다 163억 달러 늘어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순대외채권 규모는 늘었지만 채권의 성격까지 좋아진 것은 아니다. 대외채권을 만기별로 뜯어보면, 장기채권이 110억 달러 늘어 전체 대외채권 규모를 키웠다. 장기채권은 단기채권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져 긴박한 자금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 이에 비해 대외채무 중 단기외채는 1068억 달러로 27억 달러 늘어 대외채무 확대를 주도했다. 단기외채는 만기 1년 미만 회사채·차입금 등을 의미한다.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바로 갚아야 하는 채권이다. 채무 중 단기외채 비중이 클수록 부담이 된다.

대외채무 중 단기외채의 비중은 27.3%로 전 분기보다 0.5%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9월 말 29.1%를 기록한 이래 올해 3월까지 다소 떨어졌다가 이번에 9개월 만에 상승으로 돌아섰다.

대외지급여력을 보여주는 외환보유액(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6월 말 기준 28.9%로 전 분기보다 0.7%포인트 늘었다. 다만, 2014년 말 32%에 비해선 줄었다.

기획재정부는 “총 외채가 소폭 증가했지만, 단기외채비율·순대외채권 등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어 국제금융시장이 불확실한 만큼 외채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외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외투자를 의미하는 대외금융자산은 1조1938억 달러로 전 분기에 비해 260억 달러 증가했다. 한국의 해외 증권투자·직접투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대외금융부채도 9597억 달러로 47억 달러 늘었다. 한국은 2013년 말 해외투자를 늘리면서 대외금융자산이 증가하고 대외금융부채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박상주 기자 sa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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