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파두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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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 하늘 남쪽 바다 감싸두른 탐나국
고성 그 궁궐터에 화살꽂힌 수호신이여
김장군 뛰어내린 말굽 샘은 솟고 말없다.
호국신 둘러 들어 이룬 환해토성
항몽한 삼별초들 선지피 밴 얼룩들이
옛 성터 항피두리의 붉은 흙아 말하라.
털벌립 쓴 우국충정 띠풀 엮어 입던 전의
활촉 하나 하나 사생과 바꿨던가
빗자루 말꼬리에 묶어 말발자국 지웠다.
신화 낳은 바다 전설로 꿰맸으리
정낭 쥐고 버틴 땅 하늘도 출렁거려
지금은 꿈같은 동산에 파랑새 날더구나.

<주>장해장성=사방을 둘러싼 바다에 길게 쌓은 성. 토성=흙으로 쌓아 화살을 막는 둑의 성루. 항파두리=배제주군애월읍고성리에 있는 지명. 털벌립=짐승의 가죽으로 털이 부스스하게 난 모자. 정낭=주인이 없어 못들어 온다는 표시로 돌담 울타리를 가로막는 통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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