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어려워 기본적 청소 소홀 … 야간 범죄도 골칫거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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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호 10면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그랜드센트럴역의 지저분한 선로. 뉴욕의 24시간 지하철은 호평과 함께 “관리가 부실하다”는 악평도 받고 있다. [사진 뉴스로닷컴(Newsroh.com)]

뉴욕의 주 7일 24시간 지하철은 야간 근무자와 관광객들, 다수의 시민들 사이에선 호평을 받지만 때론 악평의 대상이기도 하다. 왜일까. 익명을 요구한 국내 도시철도 전문가 A씨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24시간 지하철은 관리하기가 굉장히 까다롭다. 통상 지하철은 사람이 하나하나 점검할 게 많다. 그래서 관리 인력들은 지하철이 운행을 멈춘 야간에 선로가 어긋난 데는 없나 녹슨 데는 없나 점검한다. 근래 들어 자동화가 많이 이뤄졌지만 일일이 점검하는 게 우선이다. 24시간 지하철은 그게 어렵다. 선로에 올라가 육안으로 확인하는 등의 일은 지하철 운행이 멈췄을 때나 드문드문 해야 하는데 (24시간 운행되다 보니) 그렇게 정교하게 관리하기 쉽지 않다.”


이런 ‘관리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게 뉴욕 지하철이다. 뉴욕시는 심야 배차 간격이 긴 만큼 틈틈이 관리하겠다며 주 7일 24시간 운행을 정착시켰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따른다. 한 예로 청소할 타이밍을 찾기 어렵거나 이를 핑계로 청소에 소홀해 “열차뿐 아니라 역 내부까지 너무 지저분하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뉴욕시 감사원이 발표한 뉴욕 지하철의 청소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1년간 시내 276개 역 가운데 규정대로 3주에 1회 이상 청소한 역은 3%인 7곳에 그쳤다. 심지어 30%인 83곳은 1년에 3회 이하로 청소를 하는 데 그쳤다. 1년간 단 한 번도 청소를 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뉴욕 지하철역에 그라피티(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벽에 낙서처럼 그리는 그림)가 많이 그려진 것으로 나오는데 뉴욕시가 그걸 원해서 놔둔 게 아니다. 관리를 못해 놔둔 거다. 24시간 지하철 운행의 애로점이 단적으로 나타나는 대목이다. 서울 지하철은 짜임새 있는 관리로 청결도와 운행 안전 모두 세계적인 수준이다. 24시간 지하철을 도입했을 때의 부작용을 염두에 두고, 시민들이 원하는 만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 따져봐야 한다. 치안 문제도 중요하다. 뉴욕 지하철에선 야간 범죄가 심심찮게 발생한다.”


A씨는 서울 지하철의 경우 1~4호선보다는 5~8호선이 24시간 운행에 좀 더 적합하다고도 했다. 1~4호선에 비해 수요가 적기 때문에 자동화나 철저한 관리에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서울시가 뉴욕 지하철의 사례를 철저히 분석할 것”을 주문했다.


이창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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