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이 미·영·일대사관 피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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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자카르타 공동·AP·UPI=연합】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중심가에서 14일 하오1시쯤(이하 한국시간) 거의 동시에 미국·일본·영국대사관들과 적어도 2개의 다른 건물을 겨냥하여 사제 로킷탄들이 발사되는 등 각 국 대사관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보이는 폭탄공격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고 경찰과 대사관 관리들이 밝혔다.
자카르타 주재 호주 및 소련대사관 부근에서도 폭발물이 터져 승용차 6대가 파괴됐으며 미국대사관에서 2백여m 떨어진 국립기념탑 앞에서도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연쇄 폭발사건으로 인한 피해는 즉각 밝혀지지 않았으나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발생 직후 반제국주의국제여단소속이라고 자처하는 한 남자가 이날 UPI런던지국에 전화를 걸어 강한 액선트의 영어로 『동경서방선진 7개국 정상회담에 대한 대응으로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히면서 공격을 받은 캐나다대사관을 비롯, 미·일대사관과 일본의 다국적기업들은 커다란 피해를 보았다고 사실보다 과장해서 말했다.
이날 하오 1시15분쯤 일본대사관 길 건너편에 있는 프레지던트 호텔 8층에서 대사관 3층으로 길이 30cm·직경 10cm가량의 사제로킷탄1발이 발사됐으나 폭발하지 않아 피해는 없었다.
사고가 나자 경찰은 호텔로 달려가 827호실에 투숙중이다 달아나려던 일본인1명을 체포하고 로킷탄 발사대와 시한장치를 압수했다.
일본외무성은 그의 신원을 「기구찌·슌수께」(23)로 확인했으나 그의 배후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체포된 일본인과 함께 투숙 중이던 리비아인 3명은 폭발장치가 든 가방을 들고 달아나 경찰은 공항경비를 강화했으나 이미 출국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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