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자민투」조직 5명 거거|서울시경 「해방선언」편집장 등 구속영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울시경은 14일 서울대 자민투산하 지하유인물인 「백만학도」·「해방선언」등이 북괴대남공작방송인 「구국의 소리」방송 등을 청취, 녹음해 그 내용을 옮겨 제작된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 불온유인물을 만들어 서울과 지방대학에 배포해온 「해방선언」편집장 김종민(22·서울대국문과2년휴학)·편집위원 제은숙(22·여·서울대국사학과4년)·조판인 이재일(30·엄지문화사대표)·인쇄인 양승룡(30·정우문화사대표)·인쇄중개인 최창남(25·무직)씨 등 5명을 검거,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백만학도」편집장 오종운군(23·서울대 정치학과4년제적)등 6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경찰은 이들의 하숙집 등에서 북괴방송청취용 라디오1대, 녹음기1대, 북괴방송 녹음테이프1개, 불온책자 48권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이영창 시경국장은 『이번 수사를 통해 그간 학원·사회 일각에서 극소수 극렬좌경학생에 의해 발생한 자유민주체제에 대한 도전과 반미 선동, 극한적인 폭력시위의 배후에 북괴를 이롭게하는 분자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말하고 관련자에 대해서는 전원 국가보안법을 적용, 구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인물창간=3월중순 연세대 학생회관서 서울대 자민투소속인 오종운군과 김종민·배금주(23·서울대미학4)·고원(22·서울대무역4)군 등이 모여 「백만학도」를 창간키로 협의, 3월18일 창간호를 냈다. 또 4월초 서울신림동장터 국수집에서 오군의 주도로 수배중인 박금섭군(22·서울대공법학4년)·제은숙양 등이 모여 자민투산하지하신문을 발간키로 결의, 「해방선언사」를 결성했다.
◇대남방송 정취=김군 등은 지난 3월17일부터 4월30일까지 서울노양진동83의12 김군의 하숙집에서 6차례에 걸쳐 북괴의 대남공작방송인 「한국민족민주전선」, 「구국의 소리」방송을 듣고 그 내용을 메모했으며 4월 하순 수배중인 편집위원 조유식군(22·서울대국문과4년)으로부터 4월22일「구국의 소리」방송녹음테이프「한국학생운동의 좌표와 향방」1개를 전달받았다.
◇유인물제작=이들은 북괴방송 내용을 옮겨 ▲「백만학도」호외(3월18일) 3천부 ▲「해방선언」2호(4월17일) 2천부 ▲「해방선언」호외(4월25일) 3천부 ▲「해방선언」3호 (4월30일) 2천부 등 모두 1만부를 제작, 전국대학에 배포했다.
◇자금=경찰은 이들이 서울대 자민투로부터 40만원을 지원 받았으며 조직원들끼리는 서로 점조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전제내용>
「해방선언」호외의 「양키용병 교육 전방입소 결사반대」제하에 『친미독재 현정권은 물러나라, 미제의 주구로서 민족을 팔아먹고 민중의 민주주의와 민권을 짓밟고 있는 매국역적은 즉각 물러나라, 문무대·전방입소 등을 비롯한 제반 교련교육을 명백히 군사파쇼교육으로 규정한다. 모든 군사파쇼교육을 즉각 철폐하라』는 등의 내용은 북괴방송을 그대로 인용, 전파한 것이라고 시경은 밝혔다.
또 「해방선언」3호(4월30일)에 「분단올림픽반대」 제하 기사중 『…88서울올림픽은 최대의 제전이라는 허무맹랑한 내용의 「서울선언」이라는 것을 만들어놓고…』와 「단결된 힘으로 전진 또 전진」제하의 『…조성된 정세 역시 청년학생의 단결된 대중투쟁과 연대투쟁을 강력히 요구한다…』『…투쟁에 있어서 배분의 원칙이 지켜지지 못했다. 이 또한 3, 4월에 대중투쟁이 원활하지 못했던 이유다. 합법투쟁과 비합법투쟁, 폭력투쟁과 비폭력투쟁, 대규모투쟁과 소규모투쟁을 적절히 결합하여야한다…』『광주항쟁은 한국민중의 대중운동에서 반파쇼민주화 투쟁으로부터 반미자주화투쟁쟁으로의 거대한 역사적 분수령이었다』는 등 논조와 표현도 북괴방송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고 시경은 발표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