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케트」작품 페스티벌|극단「전원」20일까지 창단기념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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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사뮈엘·베케트」의 50, 60, 70, 80년대 중요작품 4편을 엮어 하나의 공연형식으로 만든 『베케트 페스티벌』이 극단「전원」의 창단공연으로 3일부터 20일까지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이번에 공연되는 작품은1957년작 『대사없는 1막』, 1963년작『연극』, 1976년작『발소려』, 1982년작『대단원』이다.
「베케트」는 52년 발표한『고도를 기다리며』등으로 금세기 최고의 희곡작가로 꼽혔다. 196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신을 기다리는 인간의 모습을 절실하게 그렸다. 인간의 가치세계가 허물어진 세계에서 새로운 신을 파악하려는 요구가 나타났다. 연극수법도 재래의 연극형식을 뒤엎어 반연극운동이 일어나는 기점을 만들었다. 그는「조이스」「푸르스트」「카프카」의 영향을 받은 작가다.
『대사없는 1막』은 극한 상항에 놓인 인간의 모습을 제시하는 1인극이다. 사막에 내동댕이쳐진「사내」는 이러한 황량한 조건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애쓰나 거듭되는 좌절 끝에 마침내 그러한 시도를 포기하고 적응하기에 이른다.
『연극』은 63년작. 남자1명과 여자2명이 항아리속에 목이 꼭 끼인채 무대중앙에 위치하여 간통으로 얽혀진 3각 관계를 각각 자기입장에서 지껄인다.
공연형식은 전장면을 한차례 보여준뒤 다시 똑같은 내용을 반복하며 조명을 제4의 등장인물로 내세우는 연극표현기법의 새로운 모험이 시도됐다.
『발소리』는 76년작. 「베케트」의 70회 생일을 기념하여 런던 로열코트극장에서「베케트」의 연출로 초연됐다.
무대뒤에서 들리는 늙은 여인의 목소리 외에 무대에는「메이어」라는 이름의 여인 1명만 등장한다.
어머니와 대화의 형식으로 이어지는 이 극은「베케트」의 인물들이 갖고있는 천성적 고독을 보여준다.
『대단원』은 82년에 씌어졌다. 체코의 현대극작가「바클라프·하펠」이 체코당국으로부터 탄압받고 있는 것을 안「베케트」가 그를 위로하기 위해 쓴 소품.
정치적인 문제에 초연한「베케트」지만 이 연극에서는 마모된 석고상처럼 무대한쪽에 세워져 찢겨지는 주연배우의 모습은 상황에 의해 무너지는 인간의 쇼킹한 모습이다.
『베케트 페스티벌』은 탤런트 유지인양이 제작을 맡아 주목을 받고있다.
이송·이원기·정상수·오세황씨가 연출을 맡고 김성구·김갑찰·김경희·송영창씨 등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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