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울음도 욕구따라 다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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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아직 말도 하지 못하고 행동이나 표정으로도 의사를 나타낼 수 없는 젖먹이에서의 유일한 의사표시 수단은 울음이 된다.
배가 고프다든지, 기저귀가 젖어 불편하다든지, 몸이 아프다든지 할 때 젖먹이들은 울음이라는 한가지방법을 통해 외부에 자신의 의사를 표출한다.
모두 같은것 같은 젖먹이의 울음도 자세히 분석해보면 어른의 언어처럼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 이미 밝혀져 있고 엄마에 따라서는 이 울음을 구분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아기를 많이 길러본 사람, 또는 아기 울음에 늘 관심을 갖는 엄마가 아니면 아기가 어떤 의사표시를 하고 있는지를 구분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일본 동경공업대「고바야시」(소림건이)교수 (전자공학과)는 전자의료기기를 이용해 아기들의 울음종류를 분석, 어떤종류의 의사를 표현할 때 어떤 방식으로 우는지를 하나의 패턴으로 분류해냈다.
따라서 울음소리를 잘 듣고 이를 패턴에 맞춰보면 아기가 표현하고자하는 의사를 알 수 있다는 것.
「고바야시」교수는 일본의대산부인과의 협력을 얻어 생후 3∼7일 사이의 아기들을 대상으로 원인에 따른 울음의 강약·고저·주기 등을 1백33차례 기록해봤다.
원인은▲젖을 먹인 후 2시간30분 이상 경과시 나오는 울음 (배가 고픈 경우)▲수유1시간이내에 기저귀가 젖어서 우는 울음(불쾌감을 느끼는 경우)▲발바닥을 핀으로 찌를때 우는 울음(아플때) 등 세가지로 분류, 각각 10초씩 기록했다.
그 결과 배가 고플때는 짧은 울음소리를 거의 규칙적으로 냈다. 표의 ①이 배고픔의 울음으로 10초간 규칙적으로 8회 이상의 울음소리를 낼 때는 배고픔의 의사표시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
한편 오줌을 싼 경우 등 불쾌감을 느낄 때의 울음소리는 표의 ②처럼 처음에 아주짧은 소리를 몇번 내다가 약간 긴 울음소리를 내고 어느정도 쉰 후에 비슷한 패턴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아플때는 최초의 울음소리가 돌발적으로 길게 이어진후 점점 울음소리가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울음소리의 지속시간이 2.5초 이상 될 경우는 일단 어딘가 아파서 우는 소리로 보면 무방한다고「고바야시」교수는 풀이했다.
한편 미국하버드대「브래즌튼」교수는 울음 이외에도 아기의 웃음 등을 분석, 육아정보를 내놓고 있다.
이같은 연구에 관해 경희대의대 최용묵교수(소아과)는『우리나라의 경우는 아기의 의사표현에 관한 연구가 전혀 돼있지 않은 형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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