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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환자 맞춤형 치료 경험 풍부 … 목 신경 분야 ‘멀티 플레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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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제생병원 척추센터 오성한 교수가 목 디스크 환자의 X선, MRI, CT 사진을 살펴보고 있다. 약물이나 물리치료로 호전되지 않는 환자는 수핵성형술·신경차단술 같은 비수술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다. 프리랜서 김정한

같은 질환이라도 치료법은 여러 갈래다. 환자의 나이와 증상, 활동력, 동반 질환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의사는 질병의 A부터 Z까지 꿰뚫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 현대의학이 추구하는 맞춤치료는 바로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분당제생병원 척추센터 오성한 교수는 경추(목) 치료 분야의 ‘멀티 플레이어’를 지향한다. 통증 관리는 물론 시술·수술·예방 노하우를 고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명의 탐방│ 분당제생병원 척추센터 오성한(신경외과) 교수

신경외과는 수술이 절대적이었던 척추 분야에서 비수술 치료의 장(場)을 열었다. 약물만으로 치료가 어렵고, 그렇다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수술할 필요가 없는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했다. 오 교수는 “환자 상태에 따라 약물·물리치료, 비수술 치료, 가능한 한 적게 째는 미세 침습 수술, 광범위한 절제가 필요한 수술 중에서 치료법을 달리 적용해야 한다”며 “의사가 각각의 치료법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충분하다면 맞춤치료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척추, 특히 경추질환에서 맞춤치료를 한다고 정평이 나 있다. 각각의 치료법을 두루 섭렵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전공인 신경은 물론 통증, 뼈와 근육처럼 질환과 관련된 모든 분야를 깊이 있게 연구했다. 그 결과 중환자의학 세부전문의, 노인병 인정의, 근막통점치료 자격의를 취득하고 여러 방면에서 전문성을 확보했다. 경미한 통증환자부터 목-척추-뇌 손상으로 이어지는 중환자까지 적절한 처치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환자가 진료실 들어설 때부터 관찰
오 교수가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환자와의 첫 대면이다. 환자가 진료실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촉각을 곤두세운다. 보행 자세를 면밀히 살피고 손으로 증상 부위를 만져본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도 귀담아 듣는다. 이때 통증이나 마비를 일으키는 위치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영상의학적 소견이 더해지면 진단은 더욱 정확해진다. 그는 “환자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이 첫 단추다. 이 과정이 부족하면 치료의 단추를 계속 잘못 채워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방, 시술, 수술, 통증 관리
두루 섭렵해 노하우 축적
환자 얘기 경청을 가장 중시

오 교수의 이런 꼼꼼함과 치료 노하우는 환자들의 신뢰로 이어진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헤매다 그를 만난 환자라면 더욱 그렇다. 김순길(70·여)씨는 병원에서 그와 마주칠 때마다 엄지를 치켜세운다. 김씨는 두 달 전부터 오른쪽 다리에 힘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다리를 들어올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병원을 찾았다. 뇌와 목, 허리까지 MRI(자기공명영상촬영)를 찍었다. 뇌와 목은 정상, 허리는 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무래도 불안해 대형 병원을 찾아 다시 진료를 받았지만 같은 진단이 나왔다. 결국 고정술을 받기로 하고 예약 날짜를 어렵게 잡았다. 수술을 며칠 앞둔 김씨가 낙상사고를 당했다. 외음부에 출혈이 심해 분당제생병원 산부인과로 급히 내원했다. 거동이 불편해 오 교수도 환자를 봤다.

협착증 진단 환자 흉추서 종양 찾아내
허리 수술에 대한 얘기를 들었지만 그의 판단은 조금 달랐다. 협착증이라고 하기엔 다리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통증과 마비를 일으키는 위치도 유일하게 영상을 찍지 않은 흉추(등뼈)를 꼽았다. 실제 검사를 진행한 결과 흉추 7번에서 종양이 발견됐다. 김씨는 “오 교수를 만난 게 천운”이라며 “혹을 제거하고 난 지금은 바로 설 수 있다.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고마워했다.

사지에 일부 마비가 와 주사, 시술, 도수치료 등 안 해본 치료가 없었던 최윤자(43·여)씨도 그를 만나고 인생이 바뀌었다고 한다. 최씨는 “척수신경 질환을 잘 치료한다는 소문을 듣고 지난 2월 그를 찾았다. 당일 진료와 검사를 진행한 건 물론 상태가 심각하다고 해 즉시 응급수술을 받았다”며 “현재 수술 후유증 없이 산에 다닐 만큼 회복된 상태”라고 말했다.

바른 척추 자세·운동 프로그램 개발 중
오 교수는 치료 과정에서 환자와 의료진의 팀워크를 강조한다. 의사는 질환과 치료법에 대해 환자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야 한다. 질병 진행 상태와 현재 상황을 고려해 최적의 치료법을 제안한다. 환자는 치료법을 결정하면 의사를 신뢰하고 조언에 잘 따라야 한다. 치료 후에도 마찬가지다.

평상시 자세와 생활습관은 재발 여부를 좌우한다. 의사는 예방법을 잘 안내하고 환자는 실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는 “환자와 의료진이 한 팀이란 생각으로 질병을 대하면 치유 효과가 상승한다. 치료 후에도 목뼈에 좋은 습관을 만들어 악순환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대학의 체육학과 연구진과 함께 ‘바른 척추 다시 세우기’ 자세 및 운동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연구진의 이론과 오 교수의 임상 경험을 더하면 효과적인 결과물을 낼 것이란 기대가 크다. 노인성 척추질환도 관심을 쏟는 분야다. 조그마한 충격에도 척추가 주저앉는 압박골절 환자가 눈에 띄게 많아져서다.

오 교수는 “최근 근감소증, 골다공증처럼 노화와 관련한 질환을 많이 연구하고 있다. 환자에게 최적의 맞춤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앞으로도 부단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가 짚어주는 목 관리법
목 치료 후 가벼운 운동으로 전신 합병증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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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통증 초기 대처법
생활 속에서 누구나 갑작스러운 목 통증을 경험할 수 있다. 교통사고를 당했거나 긴장했을 때, 베개가 높거나 불편한 자세를 오래 지속했을 때가 대표적이다. 통증이 왔다면 하던 동작을 멈춰야 한다. 근육이완제를 복용하거나 물리치료를 2~3일 받아본 후에도 호전되지 않을 경우 전문 치료를 받는 게 좋다. 하지만 통증 정도가 아니라 움직이기조차 힘들다면 신경 문제일 수 있으니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치료법 선택할 때
약물·물리·운동치료, 뇌에 신호를 보내 통증을 조절하는 치료, 통점차단술·신경차단술·신경성형술 같은 비수술 치료, 수술 치료가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비수술 치료는 비교적 증상이 오래되지 않고 동반 질환이나 수술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때 선택적으로 시행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마비 증상이 심하면 인체에 금속 보형물을 삽입하지 않는 미세 침습 수술이나 제거술·나사고 정술 같은 수술법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시술(수술) 후 관리법
목 시술·수술 후 꼼짝하지 않고 있으면 근육량 감소, 폐색전증, 감염과 같은 전신 합병증이 생겨 일상생활 복귀가 늦어질 수 있다. 오히려 적절한 범위에서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장기간 목 보조기를 착용하면 목 근육이 위축될 수 있으니 주의한다. 다만 골 융합 수술을 받은 경우라면 융합이 이뤄지는 시점까지 목 보조기를 착용해야 한다. 치료 후에는 에너지 공급을 위해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는 게 좋다.

일상생활 속 예방법
컴퓨터 작업이나 스마트폰, 독서를 위해 목을 숙이는 자세는 목뼈 모양을 환이 생기기 쉽다. 뇌를 지탱하는 목에 질환이 생기기 쉽다. 이땐 모니터·책 위치를 눈높이에 맞도록 높이는 게 좋다. 평소엔 목 스트레칭과 양손을 양쪽 어깨에 올리고 팔을 천천히 돌리는 운동을 자주 해준다. 목 질환은 근육, 관절, 신경, 뼈와 관련이 큰 만큼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하고 신경의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흡연은 안 하는 게 최선이다.

오성한 교수
?·연세대 의대 졸업
?·신경외과학 박사
?·연세대 신경외과학 교실 외래교수
?·대한척추골다공증연구회 임원
?·대한신경손상학회 정회원 및 임원
?·대한노인병학회 정회원 및 임원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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