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파원J] 30시간 걸려 박인비 응원 온 뜨거운 팬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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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톡파원 J 이지연입니다.

112년 만에 올림픽에 복귀한 골프 여자 최종 라운드가 20일(현지시간) 오전 시작됐습니다.

박인비 선수의 금메달 도전에 모두의 이목이 쏠려 있는데요. 대회장인 바하 다 치주카의 올림픽 골프 코스에는 태극기가 물결치고 있습니다. 리우에는 교민이 50여명뿐이지만 상파울로에서 버스 10대를 나눠 타고 대규모 응원단이 현장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약 500여명에 이르는 응원단이 한 목소리로 외치는 “대한민국!” 구호에 선수들도 힘이 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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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대절해 응원을 온 상파울로 교민들. 이지연 기자

응원단 대부분은 브라질 동포들이지만 그 중에는 한국에서부터 원정을 온 갤러리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박인비 선수의 열혈 팬이라고 밝힌 손미옥(58)씨는 30시간의 비행 끝에 17일 리우에 도착해 첫 날부터 박 선수의 경기를 지켜봤는데요. 2년 전 국내 대회에서 박인비 선수의 사인볼을 받은 뒤 팬이 됐다고 하네요.

손미옥씨는 박인비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인천-로스앤젤리스-상파울로를 거치는 생애 가장 긴 여행을 했습니다. 무려 30시간이 걸리는 일정이었는데요. 박인비 선수를 응원하고픈 간절한 바람은 박 선수의 용품 계약사인 던롭의 후원으로 이뤄졌습니다. 던롭은 박인비 선수의 금메달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이번 올림픽에 5명의 원정 응원대를 파견했습니다.

손씨와 동행한 남궁광열(45)씨는 박인비 선수가 3라운드까지 선두로 나서자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생애 가장 긴 여행이었지만 기대감 때문에 전혀 힘들지 않았다. 박인비 선수의 경기가 끝나면 전인지 선수의 경기를 응원했다. 한국 선수들이 잘해줘서 피곤한 줄도 모르겠다”며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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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라운드를 마친 뒤 박인비와 기념 촬영을 한 원정 응원단. 박인비 오른 쪽이 남궁광열씨, 맨 오른쪽이 손미옥씨. 이지연 기자

전인지 선수는 2라운드가 끝난 뒤 브라질까지 날아온 원정 응원단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는데요. “누군가를 좋아한다 해도 브라질까지 응원을 오는 열정을 보이기는 쉽지 않다. 열띤 응원을 보면서 힘이 났다”고 말했습니다. 순간 이런 뜨거운 팬심이 있기에 ‘세계 최강’ 한국 여자 골프의 미래는 더 밝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한민국, 여자골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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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라운드 마친 뒤 기다리던 팬들에게 사인해주는 박인비. 이지연 기자

◇리우 취재팀=윤호진ㆍ박린ㆍ김지한ㆍ김원 중앙일보 기자, 피주영 일간스포츠 기자, 이지연 JTBC골프 기자, 김기연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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