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리우2016] 제가 정말 금인가요…34위 푸이그의 기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기사 이미지

모니카 푸이그

국가도 모르는 선수가 카리브해 섬나라 푸에르토리코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선물했다.

테니스 2위 케르버 꺾고 우승
푸에르토리코에 첫 금 안겨

여자 테니스 모니카 푸이그(23)는 14일 올림픽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안젤리크 케르버(28·독일)를 2-1(6-4 4-6 6-1)로 꺾고 우승했다.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세리나 윌리엄스(35·미국)가 16강에서 탈락하는 이변으로 시작한 이번 대회는 세계 34위 푸이그가 우승하는 이변으로 마무리됐다.

푸이그의 기적은 푸에르토리코의 역사가 됐다. 1948년 런던 대회부터 올림픽에 참가해온 푸에르토리코는 지금까지 올림픽 금메달을 딴 적이 없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지지 페르난데스가 1992년 바르셀로나와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테니스 여자 복식 금메달을 땄지만 당시 그는 모두 미국 성조기를 달고 출전했다. 푸에르토리코는 미국 자치령이어서 선수들은 미국 대표로 나갈 수 있다. 페르난데스는 당시 메달 획득 가능성이 더 큰 미국 파트너와 함께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땄다. 하지만 푸에르토리코 국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반면 푸에르토리코에서 태어난 뒤 미국 마이애미에서 성장한 푸이그는 미국 대표로 나설 수 있었음에도 푸에르토리코 국기를 달고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다. 단식 3회전에서 세계 4위 가르비네 무구루사(23·스페인)를 꺾은 푸이그는 준결승에서 세계 14위 페트라 크비토바(26·체코), 결승에서 케르버를 연파하고 금메달을 땄다.

푸이그는 “나는 조국에 빚진 게 많다. 푸에르토리코 국민들에게 금메달을 바치고 싶다” 고 말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