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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원 문재인 소개도 안 됐지만…세 후보는 ‘문 인연’ 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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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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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추미애·이종걸·김상곤 당 대표 후보(왼쪽부터)가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1일 부산에서 열린 8·27 전당대회 당 대표·최고위원 합동 연설회에 모습을 보였다. 당 대표 선출권을 가진 더민주 부산 지역 대의원 자격으로 공식 행사에 참석했다. 당 행사에 모습을 보인 건 지난달 네팔을 다녀온 후 처음이다.

문, 네팔 귀환 뒤 공식 행사 첫 등장
“변화·단합·확장 힘 모아 정권 교체를”
김상곤·이종걸·추미애와 악수·포옹
부산갈매기 등 부르며 끝까지 자리

문 전 대표는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변화도 필요하고, 단합도 필요하며, 확장도 필요하다”면서 “그 힘들을 모아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8·27 전당대회 결과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말씀드릴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당선에 대한 질문엔 웃을 뿐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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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표(오른쪽)도 대의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부산=뉴시스]

문 전 대표는 이날 행사장에 도착한 뒤 자신의 지역구였던 사상구 대의원 명부 서명 장소를 찾아가 대의원 명패를 받아 들고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내빈을 소개할 때 문 전 대표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배재정 전 의원이 사회자에게 뛰어나가려 하자 문 전 대표가 손을 뻗어 배 전 의원을 말렸다. 문 전 대표 측은 “부산시당 당원 자격으로 참석했기 때문에 문 전 대표가 소개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문 전 대표는 ‘2017 정권 교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부산갈매기’ 노래를 부르는 등 행사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과도 악수를 나눴다. 문 전 대표는 제일 먼저 추미애 후보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추 후보는 문 전 대표에게 “대의원님 인사드립니다. 한 표 부탁드립니다”고 말을 건넸고, 문 전 대표는 추 후보와 웃으며 포옹했다. 문 전 대표는 여성 최고위원 유은혜·양향자 후보, 청년 최고위원 장경태·이동학·김병관 후보와도 포옹했다. 이종걸 후보와도 어깨를 감쌌다. 김상곤 후보는 장경태 후보와 포옹한 뒤 뒤돌아 가는 문 전 대표를 먼저 불러 세워 악수를 청한 뒤 “호남을 잘 지키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부산을 찾은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은 연설에서 저마다 문 전 대표 및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김상곤 후보는 “제가 당 대표가 되면 호남의 신뢰를 찾아오겠다”며 “우리가 정권 교체를 확실히 할 수 있는 이유는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한 강력한 대선주자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0년 봄 노무현 대통령이 ‘광주에서도 콩이면, 부산에서도 콩이고, 대구에서도 콩이다’라고 외친 것처럼 당을 하나로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이종걸 후보는 “2002년 대선 당시 소수파였던 노무현 대통령을 따랐다”면서 “ 노무현 대통령과 승리의 드라마를 함께 겪었고, 당시 문재인 전 대표도 본 기억이 난다”고 소개했다.

추미애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재직 시 제게 세 번이나 장관 입각을 제의하셨는데, 함께해드리지 못하고 지켜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며 “대표가 되면 (대선 지지율) 1등 후보를 깎아내리는 그런 일은 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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