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기지의 독특한 메시지 | 최동선 현대음악극을 보고 이만방<숙대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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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현대음악극이란 역사적으로 거슬러볼 때 「바그너」의 오페라에서 동일한 맥락을 찾을수 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는 일련의 급진주의음악가들이 여러종류의 작품들속에서 부분적으로 연극적 요인의 삽입을 시도했다.
이러한 것들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후 차츰 본격화되어 급진주의 작곡가들이 추상적 개념을 가지고 있는 음악행위속에 보다 직접적이고 직감적인 주제의식을 전달하기 위해 연극적 행위를 연주회장에서 펼쳤다. 이것이 오늘날 현대음악극의 뿌리다.
이 음악극은 「마리우스·카겔」에 의해 60년대초부터 유럽음악계에 급격하게 번져 나갔다.
그의 현대음악극에 의하면 작품전체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해학과 기지를 엿볼수 있다. 이 해학과 기지는 바로 오늘날의 사회를 풍자하는 것이다.
항상 한국사회에 새로운 장르의 예술이 도입될때마다 거기에 대한 판단기준이나 .평가기준이 없다고들 얘기한다. 이것은 바로 그런것들이 우리역사와 생활속에 전혀 뿌리를 찾아볼수없는 문화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음악극은 그본질에 따라서 작가의 의도를 보다 직접적이고 신선하게 전달하는 새로운 음악형식이다.
21일 저녁 호암아트홀에서 열렸던 최동선씨의 현대음악극 발표회는 바로 이같은 직접적인 메시지전달의 면모를 엿볼수 있었다.
그는 작품전반에 있어 그가 추구하는 한국적인 요소와 일상생활에 늘 부닥치는 여러 요인들을 오늘의 싯점에 비추어 작품화했다. 『입신』 『불휘』 등의 작품에서 다듬이질 소리등 생활속에 파묻혀 있던 우리의 선율을 끄집어내어 음악으로 승화시켜 전달하려 했다.
그러나 현대음악극의 본질성에 비추어 좀더 해학과 기지가 넘쳤더라면 우리들의 공감대는 훨씬 넓고 깊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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