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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2016] 1초 안에 패스하라, 멕시코 깰 특명 1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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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남자 축구의 리우 올림픽 8강행과 메달권 진입을 위한 해법이 나왔다. 3대 키워드는 손흥민, 측면 수비, 그리고 템포 축구다. 올림픽팀은 11일 오전 4시 브라질리아 마네 가힌샤 주경기장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조별리그 C조 최종전을 치른다. 피지·독일과의 맞대결을 1승1무로 마치며 승점 4점을 확보한 한국은 멕시코(4점)에 골득실차로 앞서 조 1위에 올라 있다. 멕시코를 상대로 무승부 이상을 거두면 8강에 진출한다.

신태용 감독이 받은 보고서 분석
멕시코 선수들 독일보다 빨라
한발 빠른 템포 축구로 뚫어야
오른쪽 수비 불안 보강도 과제

중앙일보는 경기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비주얼스포츠가 신태용(46) 올림픽팀 감독에게 제공한 독일전 분석 보고서를 입수했다. 보고서에 드러난 한국의 키 플레이어는 역시 와일드카드 손흥민(24·토트넘)이었다. 주 포지션은 왼쪽 날개 공격수지만 활동 범위는 그라운드 전체를 아울렀다. 총 32번의 패스를 주고 받는 동안 공격 지역은 물론, 수비 지역까지 폭넓게 커버했다. 수비 적극 가담(패스 차단·태클·클리어링) 횟수도 14회로 수비수 장현수(17회),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15회)에 이어 팀 내 3위였다. 공·수 모두 기여도가 높은 손흥민이 상대 수비진의 집중 견제에 묶이지 않아야 한다. 주변 동료들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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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 지역은 ‘양날의 검’이다. 신태용호의 주 공격 루트이자 수비 불안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특히 오른쪽 측면은 독일과의 경기에서 여러 차례 돌파를 허용했다. 오른쪽 사이드백 수비 불안을 간파한 독일은 한국전 당시 전체 볼 점유 시간의 37.7%를 좌측면(한국에겐 오른쪽) 침투에 쏟아부었다. 신태용 감독은 “멕시코전을 앞두고 걸어잠그는 축구와 기존의 공격 축구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면서 “수비 불안은 한두 선수의 책임이 아니다. 전체적인 수비 밸런스 회복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중요 변수는 템포 축구다. 독일전에서 한국 선수들의 볼 처리 시간은 평균 0.94초로 독일(1.04초)보다 빨랐다. 한 발 빠른 볼 처리를 통해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리드했다. 독일축구협회는 2년 전 과학적인 경기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3.4초 수준이던 볼 처리 시간을 1.1초로 대폭 줄였고,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멕시코는 독일에 비해 선수들의 체격이 작은 대신 스피드가 뛰어나다. 안정환 본지 해설위원은 “멕시코 선수들은 민첩하고 영리하다. 독일전보다 간결하고 빠른 볼 처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창훈 비주얼스포츠 대표는 “공을 가진 선수가 1초를 허비하면 5m 밖에 있는 수비수에게 둘러싸인다”면서 “볼 처리 속도를 높여 경기의 템포를 끌어올리는 건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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