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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알아야할 「라이증후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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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해열·진통·소염제의 대명사로 널리 알려져 있는 아스피린이 최근 미 식품의약국(FDA)의 위험표시 경고문 부착결정으로 또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스피린의 부작용시비는 이미 20여년 전부터 매년 재연되어온 것으로 그동안 여러차례 그 위험성이 경고되어오다가 이번에 FDA의 조치가 내려졌다.
이 문제에 관해 심태섭교수(중앙대의대·필동병원소아과장)는『FDA가 아스피린에 경고를 쓰도록 한 것은 아스피린이 의사의 처방 없이 미국내에서 살수있는 약중 대표적인 품종이어서 약의 남용을 막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안다』고 밝히고 실질적으로 아스피린은 피해보다 득이 훨씬 큰 약이라고 강조했다.
아스피린 부작용 시비의 대상은 라이증후군. 63년 호주알렉산드리아병원의 병리학자인 「R·D·K·라이」씨가 처음 보고한 소아질환으로 그 후 여러 논문을 통해 라이증후군에 걸린 소아의 상당수에서 아스피린을 복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스피린이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
라이증후군은 6세 이하, 특히 2세를 전후한 영·유아에서 많이 발생하며 바이러스성 감염이 선행하는 점으로 봐서 감기나 독감, 또는 수두와 같은 바이러스성 감염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은 발열·구토·두통·설사등 감기에 걸렸을 때와 비슷한 증상이 1∼2일 계속되다가 갑자기 경련·발작이 일어나며 혼수에 빠지기도 하는데 사망률은 보고자에 따라· 다르나 30∼50%정도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부작용이 보고되면서 수두나 독감등을 앓는 어린이환자에게는 아스피린을 쓰지 않고 있으며 제품포장에도 이같은 내용의 경고문을 첨부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의 경우 한해 15명 내외의 라이증후군환자를 보게 된다고 하는데 사망률은 과거에는 50%정도였으나 최근에는 30%정도로 감소되고 있다는 얘기다.
국립의료원 손근찬박사(소아과장)는 라이증후군이 그렇게 흔하게 보는 병도 아니며 수두나 독감등의 소아환자에게 아스피린을 쓰는 의사는 없다고 말하고 그러나 류마티열이나 류마티관절염등 아스피린의 폭넓은 적응범위는 부정할 수 없기 때문에 소아의 경우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한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한다.
연세대의대 김병길교수(세브란스 영동병원소아과장)도 아스피린의 부작용에 대해 논란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실제임상에서 그렇게 우려될 것은·없으며 위험군에서는 아스피린대신 아세트아미노펜등의 해열제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다만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감기·몸살증세를 가지고 있는 어린이가 갑자기 의식을 잃거나 악화될 경우에는 빨리 응급실로 옮겨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국내에는 현재 30여종의 아스피린이 나와있으며 연간 1백억∼1백50억원어치가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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