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원신장은 가족법 개정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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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가족법을 개정하자」는 등 10여개의 구호가 벽위에 어지럽게 붙여진 구세군 서대문 영문 본당.
지난 8일 하오6시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86한국여성대히가 열리는 현장이다. 민중. 민주. 민족과 함께 하는 여성운동, 『생존권 쟁취하여 여성해방 이룩하자』를 모토로 내건 이날의 여성대회장은 열띤 강연과 구호, 박수와 노래로 열기가 가득했다.
여성의 전화·여성평우회·또 하나의 문화·주부 아카데미협의회·가톨릭여성농민회·한국교회여성연합회등 20개 여성단체들이 주최한 이날 대회에서 대회장 이우정박사(NCC 인권위원)는 『민주주의 없는 곳에 여성해방이 있을 수 없고, 여성해방 없는 곳에 민주주의 없다』고 강조했다.
조화순목사(달월 감리교회)는 주제강연을 통해 한국의 여성운동은 노동하고 농사를 짓는 등 숫자적으로 단연 우세한 기층여성이 주체가 되어 기존의 여성단체와 연계를 갖고 일관성있게 한국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시정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몇몇 명성가 위주의 종래의 여성운동은 사회 변혁운동으로 여성지위 향상뿐 아니라 민주화운동까지 겸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장의 소디에서는 올림픽을 앞두고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 사당3동24번지의 세입자 주부 박성숙씨가 『철거와 재개발사업의 허구』를 여공 장명선. 김매자양이 여성노동자의 현실을 소개했다.
남편이 사업에 실패한후 포장마차 영업. 파출부등으로 2남1녀의 생계를 꾸려간다는 박성숙주부는 『시유지인 사당3동 세입자 주인 1천여 가구가 모두 막노동으로 살아가는 빈민들이라 서로 돕고 사는 이곳에서 마저 쫓겨나면 발 붙일 곳이 없다』고 말했다.
대회에 참석한 여성들은 즉석에서 이들을 돕기 위한 헌금을 하여 34만여원을 전달했다.
이어 이날의 여성대회는 한국여성대회 여성연합 생존권 대책위원회(위원장 이우정)를 발족시키고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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