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특별기고가「폴·새뮤얼슨」<미MIT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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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달러화의 하락세가 1년간 계속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달러화가 달러당 2백엔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예상했었다. 그러나 실제는 1백80엔선이하로 떨어지고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것인가. 한국은 이러한 문제들에 관해 지극히 중요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한국의 대미 무역은미일간의 국제수지추세에 결정적으로 연관돼있다. 달러화가유럽및 일본의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던 지난 81년부터 85년까지 한국의 대미무역흑자는가속됐다. 만일 미국이 수입적자를 억제하는데 성공한다면 그과정에서 한국은 열마나 영향을 받을 것인가.
이는 명확한 해답이 불가능한 매우 복잡한 질문이다.
「레이건」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조치는 엄청난 재정적자를 불러왔다.
재정적자증대는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국의 실질 이자율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높은 금리때문에 일본등 외국의 자본이 미국에 쏟아져 들어왔다.
외국자본의 유입은 달러가를상슴시겨 미국의 국제경쟁력을떨어 뜨렸다.
미국의 수입이 증가하고 수출이 정체되며 무역수지가 급속히 악화되었다.
피츠버그의 철강, 디트로이트의 자동차산업은 동경·서울·프람크푸르트로부터의 경쟁에 직면하게 되었고 이로인해 수입에대한 쿼터제 도입등 정치적보호주의 의식이 높아졌다. 이때문에 한국은 미국시장진출에어려움을 겪게되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보호주의가 미국인의 실질소득 상승에 성공적일 수 없다는 이유로 이에 반대했다.
경제학자들이 원했던 것은 달러가의 평가절하였다. 달러의평가절하는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 수입을 줄이는 대신 수출을 늘리고 미국산업의 경갱력을 높이게 된다.
84년말까지 미경제의 회복세는 극도로 둔화됐고 이에따라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국내의금리인하를 하게 됐다. 이러한금리인하에 따라 지난해 달러화의 하락을 유도할수 있었다.
달러화하락으로 일본이나EC국가들은 수출상품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달러화하락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은 한국·대만·캐나다등의 나라들은 북미주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나아졌다. 이에따라 한국의 자동차는 일본이 가격경갱에서 한계에 다다른 이때 절호의 기회를 맞은 것이다.
달러화의 30% 평가절하에도불구,미국의 무역수지는 아직개선되지 않고있다. 「베이커」재무잠관은 달러화가 더 떨어지는것을 원하고 있다. 엔화와마르크화의 선물시강은 투자자들이 더이상의 하락을 예상하고 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폴·볼커」의장은「베이커」 재무장관과는 생각이 다르다. 그는 달러화의 추가하락이 미국의 인플레를 다시 불러올수 있으며 OPEC(석유수출국기구) 의 유가하락이 가져온 이점을 상쇄시키게되는 점을 두러워하고 있다. 「볼커」 의장은 86년의 GNP성장이 충분히 높게 달성돼 금리를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있다. 그는 많은 돈을 더 찍어금리를 낮추고 달러를 더 하락시키는데 반대한다.
나는 달러화의 평가절하를 너무 작은 폭으로 하는것 보다는 많은 폭으로 실시해서 생기는실수가 오히려 낫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무역 균형이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 4년간 달러화가 과대평가됐기 때문에 앞으로 달러화를 과소평가한다고해도 세계경제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다.
물론 현실성은 적지만 1달러가 1백50엔 수준으로 떨어지고 일본의 대미수출이 줄어들며 달러화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폭으로 떨어진다고 가정하더라도 그럴경우에는선진5개국 (G5) 은 다시 회합을 갖고 달러화가치 유지를위해 개입하는데 합의를 보게될 것이다.
일본은 외적요인보다는 내적요인에 의해 경제를 이끌어 나가야한다고 나는 믿는다. 한국과 대만의 경우 달러화의 엔및 마르크화에 대한 평가절하는 문제가 되기보다는 경제를활성화시킬수 있는 호기를 제공하게묄 것이다. 최악의 경우한국은 달러가 바닥시세로 떨어지더라도 다른 길을 택할 가능성을 갖고있다.
방대한 미예산적자를 줄이기위한 미국의 분분한 논란이 매듭지어질 때까지 어느누구도 달러화의 추세를 정확히 예측할수 없다.
마지막으로 냉정히 생각해보자. 현재 세계경제의 회복은 미국의 방대한 「케인즈」적 예산적자(재정확대정책에 의한 의도적인 예산적자) 가 준 자극에의한 것이다. 미국이 경국 예산적자를 없앴다고 썽각해 보라.
달러화의 대폭적인 평가절하로 가능해진 미국공업의 팽창(가동률 확대) 에 따라 수입이 늘어 미국이 재정지출의 감소분을 메우게되면 유럽과 아시아국가들이 이런 미국산업팽창을 받아들일 태세가 되어있는가.
다른 나라들이 자기네 예산적자를 늘리거나 자기네 통화정책을 통해 스스로 경기자극을 창출해 낼것인가. 아니면 미국이 적자예산의 폭을 삭감함으로써 스스로 새로운 경기침체에 빠져들도록 내버려 둘것인가.
이렇게볼때 레이거노믹스가 지금처럼 낭비적인 방향으로 계속되기를 모든 다른나라들은 이기적으로 희망하는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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