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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대교협 수시 박람회 상담 예약 ‘노쇼(no show)’ 없었다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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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최한 2017학년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개막 첫날인 28일 하루에만 1만 2000여 명의 관람객이 서울 코엑스에서 가장 넓은 1층 A홀을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오전 10시 오픈 전부터 사전 등록하지 않은 현장 관람자(유료 1000원)의 줄이 몇 백m에 달했고, 오후 5시 마감 직전까지도 상담 줄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장사진을 이뤘다.

참가 대학은 서울대를 비롯, 전국의 4년제 대학 140개로 사상 최다였다. 대교협의 수시 박람회는 지난 2012학년 95개교, 2013학년 102개교, 2014학년 109개교였다 2015학년 130개교, 2016학년 137개교로 급증하는 등 해마다 늘고 있다. 학생 수가 갈수록 줄어 구조조정이 임박한 대학들의 위기감이 느껴진다. 대학별 부스마다 입학 관련 교수와 입학사정관, 제복을 맞춰 입은 홍보 안내원 등이 총출동한 모습에서 대학 시장이 공급자가 아니라 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음이 감지됐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대입 정보에 대한 목마름도 박람회의 성황에 한 몫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7학년의 수시 모집 비율이 70.5%(24만 6891명)로 사상 최고치여서 수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각종 입시 사이트와 뉴스 등 정보는 여기저기 난무하지만 본인에게 맞는 정확한 정보인지 알 수 없어 비싼 사교육 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학부모들은 입을 모은다. 대전에서 올라온 학생과 부모 등 일가족 3명은 “지방에서는 이런 기회가 잘 없었다”면서 “공부만 시켰지 준비를 잘 못했는데 오늘 잘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자율학습까지 빼 먹고 온 동두천외고 3학년 심예린 양은 “물리치료학과를 가고 싶어 연세대, 가천대 등 5개 학교를 다 둘러본 결과 어느 정도 결론이 났다”며 속이 후련하다고 털어놨다.

특히 대교협이 무료로 운영하는 상담교사단의 일대일 상담이 큰 호응을 얻었다. 대입정보포털(adiga.kr)에서 사전 예약을 받기 시작해 단 6분 만에 540명 분(나흘 기간)이 선착순 마감됐다. 현장에서 받은 50명 분도 곧바로 예약표가 동났다. 지난 24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경기교육청 수시 대입정보박람회 때는 사전 예약을 받지 않고 현장 접수만 했더니 오픈 3시간 전부터 줄을 섰던 바 있다.

대교협 관계자는 “6년째 이 행사를 해 오고 있지만 이번처럼 반응이 컸던 것은 이례적”이라며 “예전에는 예약해 놓고도 오지 않는 분들이 꽤 있었는데 오늘은 단 한 명도 펑크를 내지 않고 다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날 하루 인터넷 사전 예약 140명과 당일 50명 등 모두 190명의 수시 상담이 폐장 시각인 오후 5시를 넘어서까지 진행됐다. 수시 상담은 정시 상담 20분보다 더 길게 한 명에 30분씩 할애했지만 내담자들의 질문이 쏟아져 30분을 훌쩍 넘기기 일쑤였다. 이 관계자는 “사교육 컨설팅에서도 해소되지 않은 부분이 오늘 해결돼 좋았다고 말하는 학부모가 있어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대교협 상담은 아직 진로가 불투명해 대학이나 학과를 구체적으로 목록화해 놓지 못한 수험자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대학별 상담 이전에 자신의 점수로 어디까지 지원 가능한지, 현재 학교생활기록부 상태로 어느 전형에 지원하는 게 유리한지 등을 확인할 수 있어서다. 대입 전형이 수시 학생부 교과, 학생부 종합, 논술 전형, 정시 수능 위주 전형 등으로 비교적 유형화가 이뤄졌고 공통원서 지원 시스템으로 간소화된 부분도 있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은 여전히 “수천 개의 전형이 있다는데…”라며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

수원에서 일반고를 다니는 고3 자녀의 상담을 온 김명선씨는 “학교 선생님께 물어 봐도 너무 몰라서 컨설팅 업체로 가야 하나라는 엄마들 얘기가 많다”면서 “학생부도 빈약하고 아이 성적도 고만고만해 갈 데가 없는 줄 알았다가 오늘 상담해 보니 길이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부를 지참하고 오는 건 기본이었다. 과거에는 모의고사 점수만 달랑 들고 배치표 상에서 어디 가는지가 주된 관심사였다면 지금은 자신의 학생부를 놓고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다. 참관객들은 자기소개서 공통 문항 2번에 담을 교내 활동 세 가지를 뭘로 할지 학생부에서 찾아내는 방법까지 매우 구체적으로 상담했다.

상담자로 나선 조만기 판곡고등학교 교사는 “확대된 학생부 위주 전형에 대한 불안감이 커 보인다”면서 “지난해 대입기본 계획이 이미 예고됐는데도 학부모는 물론 일선 학교에서도 많이 대비를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대교협이 운영하는 대입정보포털 ‘어디가’ 사이트조차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서 안내를 많이 해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대교협의 대입상담교사단은 전국적으로 334명의 교사가 활동 중이다. 이번 행사에도 나흘간 56명이 번갈아 가며 참여한다. 초창기부터 오랫동안 활동해 이제는 사설기관 못잖은 베테랑들이다. 평소에는 대교협 입학상담센터에 전화(1600-1615)를 걸면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번 수시 박람회에는 상담뿐 아니라 홀랜드 적성검사 프로그램을 활용한 적성검사실, 대학 입학정보 종합자료관, 대학정보를 공시하는 대학알리미와 어디가(adiga) 활용 방법을 안내하는 홍보관, 농어촌 학생과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위한 고른기회 특별전형에 대한 정보관 등도 운영 중이다. 박람회는 31일까지 코엑스에서 계속된다.

글·사진=박정경 기자 park.jeo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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