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 동산고 대통령배 우승으로 이끈 김혜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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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산고가 마침내 대통령배 우승을 차지했다. 공수주 3박자를 갖춘 내야수 김혜성(18)의 활약이 돋보였다.

동산고는 31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협회 주최) 결승에서 성남고를 8-2로 이겼다. 동산고는 크고 작은 전국대회에서 15번이나 우승했지만 대통령배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운드 위에 있던 투수 김정우가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순간 동산고 선수들과 응원단은 큰 환호성을 질렀다.

이번 대회에서 프로 스카우트들은 동산고 유격수 김혜성을 주목했다. 타격과 수비, 주루 모두 고교 최상위권 기량을 가졌기 때문이다. 김혜성은 올해 25경기에서 타율 0.500(90타수 45안타)을 기록했다. 내야안타 비율이 많고 장타(2루타 3개, 3루타 6개)는 적지만 방망이에 공을 맞히는 기술이 탁월하다. 베이스에 나가면 위협적인 주자가 된다. 도루 18개를 기록했고, 주력도 뛰어나다. 어깨도 강하고 실책 4개에 그칠 정도로 수비도 탄탄하다. 송구의 정확성이 조금 아쉽지만 어느 팀이든 탐낼만한 자원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타율 0.409(22타수 9안타), 6타점·6득점·2도루를 기록하며 수훈상을 받았다. 김혜성은 "꼭 우승하고 싶었기 때문에 정말 기쁘다. 올해 4강(황금사자기·청룡기)에서 두 번이나 탈락해 우승이 간절했다"고 말했다.

김혜성은 당연히 인천을 연고로 하는 SK의 레이더망에 걸렸다. 그러나 SK의 선택은 김혜성이 아닌 야탑고 우완 이원준(18)이었다. 여느 선수라면 충분히 실망할 법한 상황. 그러나 김혜성은 "별로 힘들지 않았다. 부족한 점이 많아 1차지명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며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난 1차지명될 실력은 아니다. 그래도 2차 지명은 기대하고 있다. 집안 형편이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빨리 프로에 가 부모님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김혜성의 롤모델은 NC 내야수 박민우(23)다. 그는 "박민우 선배님의 플레이를 좋아한다. 프로에서도 활약하는 멋진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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