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문제를 풀 때 당신의 뇌 속에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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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 때 머리를 싸매거나 끙끙 앓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그때 뇌 속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까? 현대과학 덕분에 그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 연구팀이 학술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 최신호에 제출한 논문에 따르면 수학 문제를 풀 때 ①부호화(encoding) ②계획(planning) ③해결(solving) ④반응(responding) 등 4단계를 거친다. 이 연구를 주도한 존 앤더슨 박사는 “지금까지는 수학 문제를 푸는 과정이 미스터리였다. 이제 초 단위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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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부호화, 계획, 해결, 반응 단계의 뇌 모습. [자료=카네기 멜론 대학]

연구팀은 80명의 성인에게 88개의 수학 문제를 풀게 했다. 수학 문제는 대부분 덧셈과 뺄셈 수준으로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난생 처음 본 부호와 등식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한 번 꼬았다. 연구팀은 문제의 정답을 맞출 때 어떤 뉴런(뇌 신경 세포)이 활성화하는가를 자기공명영상촬영(MRI)으로 살펴봤다. 그랬더니 뉴런 활성화 부위에 따라 4개의 단계로 구분할 수 있었다.

부호화는 참가자들이 문제를 읽는 단계다. 계획은 문제를 푸는 방법을 알아내는 단계다. 해결은 실제로 문제를 푸는 단계를, 반응은 정답을 적는 단계를 각각 뜻한다.

참가자마다 4단계를 거치는 과정이 저마다 달랐다. 어떤 참가자는 부호화 단계가 길었고, 또 다른 참가자는 계획 단계에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연구팀은 이 연구가 수학 커리큘럼을 짤 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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