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부의 업무내용보고 내용|신조어도 동원 과대포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검찰은 신민당과 민추협이 개헌서명운동을 앞당겨 20일에서 12일로 감행해버리자 크게 당황하는 눈치. 검찰은 그동안 국회의원의 서명행위도 정식개헌발의가 아닌한 실정법에 따라 문제 삼을수 있다고까지 밝혔으나 12일 신민당과 민추협 고위관계자 및 현역의원 대부분이 전격적으로 서명해버리자 즉각 대처방안을 마련치 못하고 공안간부회의를 거듭하는 등 고심.
이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고위층이 특별함구령까지 내려 검찰 간부들은 신민당측 서명이 끝난 2시간 쯤뒤인 12일 낮12시까지도 『서명사실 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대책은 아직 세울 단계도 못된다』 고 발뺌.
한 검찰간부는『서명을 하면 국회의원까지도 처벌하고 신민당의 개헌추진지부 현판식도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는 방침은 잘못 보도된 것이며 정부가 그런 강경방침을 정한 일이 없다』고 애써 해명.

<상부지침 늦어 곤혹>
○…개헌서명과 관련, 민추협 황명수간사장과 구자호부대변인·윤응순대외협력국장등 3명을 자진출두 형식으로 연행해 조사한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첫날 철야조사에서 이렇다할 성과가 없는데다 이들의 신병처리등에 관한 상부의 지침이 늦어져 몹시 곤혹스러워했다는 후문.
게다가 『서명자 명단을 확보하라』는 추상같은 지시에 따라 유병국서장은 황간사장등을 서장실로 불러들여 우유와 빵등으로 식사를 함께하며 직접 조사했으나 황간사장은 『두 김 공동의장과 협의한뒤 제출여부를 결정 하겠다』 는 입장을 고수하는데다 구부대변인은 묵비권까지 행사해 조사에 애를 먹었다는것.
유서장은 12일 자정이 넘도록 이들의 신병처리에 대한 상부지침이 없자 관할서장의 재량이라며 구부대변인과 윤국장을 일단 귀가시킨뒤 13일 상오 다시 자진출두토록 했다가 『누구마음대로 연행자를 귀가시켰느냐』는 상부의 호통에 혼비백산했다고.

<불똥 떨어질까 긴장>
○…개혁서명운동에 대한정부의 강경대처방침이 계속 발표되는 가운데 서울대측은 불똥이 서울대로 먼저 번질까봐 일찌감치 외부인의 교문출입을 통제하고 20일부터 충남온양에서 개최예정이었던 교수학사협의회를 학교를 비울수 없다는 이유로 취소하는등 매우 세심하게 대처.
서울大의 이같은 조치는 지난 4일의 연합시위를 계기로 개헌서명운동이 중요이슈로 부각된데다 연일 서울대측의 학생문제대책등이 신문에 보도되면서 사회의 관심이 서울대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

<오해소지 또 만들어>
○…오는 19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손제석문교부장관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지난1년간 학원안정의 실마리가 잡히고 교육개혁심의회와 중앙교양교육 평가원설치로 교육의 장기적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스스로 실적을 과시.
손장관은 새학기 학원대책에 관해 집중적인 질문공세를 받았는데 비교적 침착하고 소신 있는 견해를 피력, 주위로부터 『1년동안 눈에 띄게 세련되어졌다』는 평을 받기도.
그러나 학원안정법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로 답변해도 좋았을 것을 『소요의 양상에 따라 필요성이 검토될것』이라고 솔직하게 답변하는 바람에 혹시 내부에서 현재 어떤 움직임이라도 있지않나 하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지를 마련한 것은 「옥의 티」였다는 촌평.

<영세민은 저소득층>
○…보사부는 11일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를 하면서 보고내용뿐만 아니라 용어선정에드 크게 신경을 쓴 듯한 인상.
예를 들면 「영세민」이란 말을 쓰지 않고 「저소득층」으로 바꿨는가 하면 이태원등 기지촌의 게이등을 「특수계층」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사회보장」과 전혀 의미가 다른 「사회적 보장」이란 신조어를 쓰기도.
이를 본 한 공무원은 『알맹이가 부실한 상품이 포장 잘 한다고 값어치가 높아지겠느냐』며 씁쓸한 표정.

<끝나도 개운치 않아>
○…신임 이영창 서울시경 국장이 취임하자마자 강-절도· 폭력사범을 뿌리 뽑겠다고 실시한 「15일작전」이 지난11일 끝나자 일선서 형사들은 후련해하면서도 작전의 성과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
이는 실적이 나쁜 경찰서는 책임을 묻겠다는 서울시경의 방침 때문에 각 경찰서는 형사 개인별 실적을 챙기는 바람에 일선형사들은 할 수없이 개인수첩을 뒤져 이미 형사처벌대상이 안된다고 처리했던 피의자까지 잡아들이는 등 인간적인 고민이 컸던 탓인듯.
게다가 승진을 꿈꾸고 있는 일부 일선 수사과장들은 형사들에게 타서보다 2배가량의 실적달성까지 요구해 형사들이 『승진도 좋지만 죄 없는 시민을 전과자로 만들어서야 되겠느냐』고 투덜거리기까지 했던것.

<말썽 유람선 양해를>
○…지난달 25일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를 마치고 구정순시를 하고 있는 염보현서울시장은 각구청 유지들과의 간담에서 말썽이 된 동물모형 유람선에 대해 소상히 경위를 설명.
염시장은 『당초 유람선은 민자사업이기 때문에 배의 건조나 운영을 업체의 자의에 맡기고 서울시는 안전운행에만 신경을 썼던것』이라며 『그러나 시민들의 반대의사가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나 업체에 설계변경을 지시했다』고 밝히고 양해를 구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